경제
수저 없이 한 손으로 먹는 간편식이 뜬다
입력 2020-10-01 06:00  | 수정 2020-10-01 07:09
봉지째 먹을 수 있는 냉동볶음밥(왼쪽), 한손으로 먹을 수 있는 냉동피자(오른쪽) [사진 출처 = 코트라]

코로나19 사태 속 한층 더 치열해진 새벽배송 전쟁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배송된다한들 저녁에나 꺼내 먹을텐데 굳이 새벽에 받을 필요가 있을까?' 특히 직장인들은 퇴근 후 비로소 냉동실에서 간편식을 꺼내 해동시키고, 요리해 먹는 일이 부지기수여서 말이다.
어쩌면 맞벌이 부부나 1인 가족, 혼족들에게 배송시간보다 중요하고 더 필요한 부분은 요리를 하는데 더 이상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게 도와주는 식품일지 모른다.
'원 핸드밀(one-hand meal)'. 말 그대로 포장을 한 채로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게 한 식품을 말한다. 제품 자체의 패키지를 보면 마치 일회용 그릇이 떠오른다. 떠먹는 수저마저 필요 없게 만들어 극강의 편리함을 자랑한다.
최근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주목해야 할 식품 시장 트렌드로 바로 '원 핸드밀(one-hand meal)'을 꼽았다. 그야말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를 주로 하는 이들에게 어필하는 식품이다. 대표적으로 한 손으로 먹을 수 있는 피자, 주먹밥, 닭가슴살처럼 주로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실제로 일본에선 사무실이나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젊은 남성들 사이 봉지째 퍼먹을 수 있는 냉동볶음밥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수요를 겨냥해 아예 냉동 볶음밥 제품의 용량을 기존 170g 가량에서 300g 내외로 늘리기도 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든든한 한끼가 될 수 있는 '원 핸드밀'이 되기 위해서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음식도 간편해야 살아남는 추세다. 건강식도 편리하고 또 맛있어야 하는 게 최근 식품 시장 트렌드인 셈.
예를 들어 아사히는 '일하고 있는 머리에'라는 이름의 유산균음료 시리즈를 출시해 소비자들 사이 호평을 받았다. 인기 비결은 다름아닌 캔커피, 페트병 주스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데 있다. 일상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유산균을 보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젊은 층 사이 불티나게 팔렸다.
애들 입맛 보다는 어른 입맛을 잡아야 하는 게 간편 시장 트렌드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에선 도시락용 냉동 반찬 분야에서 흑초 탕수육, 생선구이, 마파두부 등 성인 입맛에 눈높이를 맞춘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타깃 소비자가 어른이다보니 재료 본연의 형태와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변화의 포인트다. 저출산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요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많아지면서 간편식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며 "그러면서 새로운 풍미의 제품이나 더욱 간편하고 또 한편으론 간편식이더라도 프리미엄 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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