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히트 공모청약 앞두고…`아미`들이 고민에 빠졌다
입력 2020-09-28 14:50  | 수정 2020-09-28 14:51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확정지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연이은 참여로 11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거둔 덕분이다. 시장에서는 빅히트의 따상(첫 거래일에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흥행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기관 의무확약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를 비롯해 일반 청약에 관심있는 개인 입장에선 고민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8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10만5000~13만5000원)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1420곳의 기관투자자가 청약에 참여해 1117.3대1의 실경쟁률을 거뒀다. 1420곳 중 약 24% 가량이 해외 투자자였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참여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냉랭해진 증시와 상관없이 기관 대부분이 공격적인 가격을 써냈다"며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비해 해외 기관 비중이 높은 점도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3.85%였다. 이는 역대급 청약자금이 몰렸던 SK바이오팜(81.2%), 카카오게임즈(58.6%)보다 낮은 수치다. 특히 확약을 제시한 기관 중 약 49.4%가 1개월 미만의 기간을 내건 점이 눈에 띈다. SK바이오팜의 경우 확약을 건 투자자 중 50.9%가 6개월 이상을 제시했었다. 이 때문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따상(공모가 최상단 확정 후 첫날 상한가로 마감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둘 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론적으로는 공모주를 받은 기관의 최대 56%까지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6개월인 점을 감안해, 보호예수 확약을 3개월 미만으로 제시한 곳이 많았던 편"이라며 "변동성이 심한 증시인 만큼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BTS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개인 투자자들은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뭉칫돈을 넣을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액은 62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잔고는 최근 1주일 사이 1조원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빅히트 대기 자금이 증권사 일반 계좌로 유입된 결과라 해석해 왔다.
시장 관계자는 "기관 확약 비중이 기대보다 높지 않아 중장기 주가 흐름이 우호적이리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첫날 분위기를 지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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