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국내 증시도 3거래일간 휴장에 들어간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휴장기간 동안 대형 이벤트들이 다수 예정돼있어 연휴에도 투자자들을 긴장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휴에서 가장 큰 이벤트는 미국 대선후보 첫 TV 토론이다. 현지 시간으로 29일로 예정돼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나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TV 토론은 바이든 후보의 약점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왔다.USA 투데이 여론조사에서도 첫번째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이길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47%로 바이든의 41%를 앞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TV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를 우려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는 대선 불복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불확실성이 가장 커질 수 있는 시나리오는 토론에서 트럼프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역전 가능성이 제기될 뿐만 우편투표 문제 제기를 통한 선거불복 우려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지지율이 더 높아질 경우에도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선거결과 번복 가능성 하락 측면에서 보면 최악의 경우는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경우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일 발표될 미국의 비농업고용지표 발표도 관심을 모은다. 최근 고용의 회복속도가 다소 둔화되면서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 2차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뉴욕을 중심으로 레스토랑 영업 허용 등 경제활동 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고용지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된다. 현재 시장은 9월 신규고용은 8월의 137만명 증가에서 80만명 증가로 둔화되고, 실업률은 8월의 8.4%에서 9월 8.2%로 소폭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실제 발표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게 된다면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정치 상황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긴즈버그 전 연방 대법관 후임에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을 지명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 대법원은 보수성향 6명, 진보성향 3명의 인사로 구성됐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법관 인준에는 50표가 필요해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추가경기부양책 통과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고, 대선에도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임 배럿 대법관 역시 오바마케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만큼 오바마케어의 위헌 결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국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현지시간 29일 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에 반도체 가격이 약세였기 때문에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이 1분기(9~11월) 가이던스를 어떻게 내놓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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