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신질환 모녀 원룸서 숨진 채 발견…딸은 아사 추정
입력 2020-09-28 11:39  | 수정 2020-10-05 12:04

정신질환을 앓아온 모녀가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오늘(2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 3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22살 딸과 52살 엄마가 숨진 채 발견돼 수사중입니다.

부패 정도로 봤을 때 이들은 발견된 날로부터 열흘에서 보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은 자살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엄마가 돌연사한 뒤 딸이 아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맡겼습니다.

모녀는 엄마의 일용직 노동 수입으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딸은 이웃 중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은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으며, 엄마도 2011년부터 수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녀는 엄마의 학대로 7년 동안 떨어져 지내다 딸이 성인이 된 뒤 다시 함께 살았습니다.

딸은 13살인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사회복지시설에서 보호됐습니다.

해당 복지시설에 따르면 딸은 과거 장애등급 5∼6급으로 분류 가능한 경미한 지적장애(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습니다.

딸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뒤 시설의 도움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시설 측은 딸이 퇴소 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추진했으나 엄마가 딸을 데려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설 관계자는 "시설에서는 조금 더 보호하고자 했으나 엄마가 강압적으로 퇴소를 진행했다"며 "친권이 있는 엄마가 퇴소를 요구할 때 시설 측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딸이 가정으로 돌아간 뒤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시설 관계자는 "우려했던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설 보호를 받던 딸이 명절에 가정 방문을 하고 돌아오면 행색이 매우 좋지 않아 해당 가정이 보호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는 것입니다.

엄마와 잠시 살다 온 딸은 전혀 씻지 않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시설 관계자는 "시설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호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 비극적으로 사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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