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리 흉기 테러범 쫓던 '용감한 시민'에 수갑 채운 경찰
입력 2020-09-28 10:08  | 수정 2020-10-05 11:04

"그는 '33세 알제리아인'으로 알려진 두 번째 용의자가 아닙니다. 유세프입니다. 용기를 내줘서 고맙습니다, 유세프."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25일 2015년 1월 총기 테러를 당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구(舊)사옥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피해자들이 다니는 방송사 '프미에르 린느'의 기자가 현지시간으로 2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유세프는 혈흔이 낭자한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를 리샤르 르누아르 지하철역까지 뒤쫓으며 "기다려, 멈춰, 당신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외친 용감한 시민이었습니다.

용의자가 흉기를 들고 위협을 가하자 유세프는 역 밖으로 나와 경찰에 알렸습니다. 전후 사정을 따질 틈도 없이 일단 몸부터 반사적으로 움직인 그에게 돌아온 것은 손목에 채워진 차가운 경찰의 수갑이었습니다.

유세프의 변호인 루시 시몬은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그를 잠재적인 용의자로 볼만한 증거가 아무것도 없었지만, 경찰은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유세프가 용의자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목격자이며,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용의자를 잡으려 했던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입니다.

땀에 흥건히 젖은 유세프는 경찰이 수갑을 채우고 마스크를 씌우는 순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했다고 변호인은 전했습니다.

유세프는 프랑스 시민권을 얻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갖춘 알제리아인이라고 변호인은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테러담당검찰은 '하산 A', '알리 하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국적의 18세 남성을 이번 테러의 주범으로 검거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파트에 함께 거주하던 7명도 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하산은 조사 과정에서 이슬람교를 모독한 샤를리 에브도에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사무실 이전 사실을 몰라 옛 사옥을 찾아갔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범행 직전에 촬영된 동영상을 확보했는데 영상 속 하산은 소리를 지르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에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은 아니고, 곧 흉기를 휘두르겠다고 선언하는 것에 가까워 보인다는 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았다가 5년 9개월 전 총기 테러를 당해 12명의 직원을 잃었습니다. 이후 사무실을 옮겼고 주소는 보안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테러를 주도한 사이드, 셰리크 쿠아치 형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체포 과정에서 사살됐습니다.

파리 법원에서는 이번 달부터 쿠아치 형제의 공범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샤를리 에브도는 재판 개시 당일 테러 공격의 발단이 됐던 만화 12컷을 다시 한번 겉표지로 장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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