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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FA 영입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입력 2020-09-26 07:59 
롯데 안치홍이 25일 1군 엔트리에 제외됐다. 사진=MK스포츠 DB
롯데 안치홍이 25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시즌 두 번째 이탈. 언제까지 빠져야 할지 알 수 없지만 안치홍이 제외되면서 롯데는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쯤 되면 정리를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롯데는 FA 안치홍을 영입해 성공을 거둔 것일까. 답을 미리 말하자면 ‘일단 첫 해는 실패로 규정할 수 있을 듯 하다.
FA 선수를 영입할 때 기준은 그동안 보여준 퍼포먼스다. 기록으로 비교하자면 직전 시즌의 결과와 따져보는 것이 옳은 일이 될 것이다. 최소 지난해(FA 직전 시즌) 보여 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기대하고 영입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에게는 좀 더 많은 기대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풀 타임을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안치홍은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렸을까.
2019시즌 안치홍은 10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 출루율 0.380 장타율 0.412를 기록했다. OPS는 0.792였다.
올 시즌엔 이 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타율 0.283 출루율 0.351 장타율 0.401 OPS 0.752를 기록했다.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 보다 하향 곡선을 그렸다.
안치홍은 올해로 만 서른 살이 되는 선수다. 아직 에이징 커브가 올 단계는 아니다. 타격 전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롯데가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세이버 스탯에서도 안치홍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wOBA(가중출루율)는 0.368에서 0.342로 크게 하락했다. 팀이 필요로하는 만큼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더 아쉬웠다. 지난해 122.5에서 올 시즌엔 96.7로 확연하게 떨어졌다. 기준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됐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그가 하위 타순을 흔들어 놓았다면 롯데의 공격력은 배가될 수 있었다.
수비에서는 지난해 받았던 평가 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안치홍은 KIA에 남았다면 1루수로 보직이 변경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만큼 2루수로서 안치홍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유격수 마차도의 영향도 있지만 롯데 센터 라인을 시즌 내내 지켜냈다. 물론 실책이 11개에서 12개로 늘어난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안치홍은 롯데가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 2루수가 없다 시피했던 상황에서 주전으로 한 시즌을 메워준 것은 인정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하긴 어렵다.
옵션이 많이 붙어있긴 하지만 어쨌든 대형 계약으로 팀을 옮긴 안치홍이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롯데가 투자대비 성과를 거뒀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수준의 성적을 냈다.
성공과 실패 두 가지로만 나눌 수 있다면 실패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안치홍이 하위 타순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쳐줬다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었다. 롯데가 어렵사리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모두 안치홍의 탓은 아니지만 안치홍이 달랐다면 결과는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안치홍에게는 더 큰 숙제가 주어졌다. 올 시즌의 실패를 만회해야 하는 책임감이 생겼다. 적어도 롯데가 안치옹을 영입했을 때 만큼의 활약은 펼쳐줘야 한다.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안치홍 FA 영입은 영원한 실패로 남을 수 있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정철우 MK 스포츠 전문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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