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장재인, 11년 전 성폭력 피해 고백 "나와 같은 성 피해자들에게 힘 되고파"[전문]
입력 2020-09-22 14:2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해정 인턴기자]
가수 장재인(29)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고백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장재인은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라고 덧붙였다.
장재인은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고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라고 가슴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이어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 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라며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고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말 못 할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장재인이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 음악이 장재인에게 위로가 됐듯, 장재인 역시 음악으로 피해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괜찮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음악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재인 씨는 참 멋진 사람이고 멋진 음악인이에요", "그렇게 살아남아서, 그래서 빛이 나나 봐요" 등 위로를 건넸다.
앞서 장재인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7살 때부터 발작을 겪었고 이후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라고 덧붙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앨범으로 승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장재인 글 전문>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고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고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
stpress1@mkinternet.com
사진| 장재인 SNS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