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흔들리는 유럽` 코로나 재확산 악몽↑…스페인, 결국 군대 동원해 이동제한
입력 2020-09-21 21:22 
21일(현지시간)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와 만나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 방역 대응책에 합의했다. [사진제공=스페인 총리실]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스페인을 중심으로 다시 빠르게 퍼지면서 스페인 정부가 군대를 동원해 지역간 이동제한에 나선다는 현지 소식이 나왔다. 특히 스페인 뿐 아니라 프랑스 등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급속히 재확산되자 이웃국가인 독일 등은 '통제 불능 상태'라고 지적하며 날 세우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유럽 증시 개장 초반 주요국 대표 주가 지수가 일제히 3%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보였다.
스페인 엘파이스 신문은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마드리드 주지사와 만나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 방역 대응책에 합의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른바 '발미스 작전' 긴급 대응책에 따르면 21일부로 군인 2만 여명과 지역 경찰이 수도 마드리드 시를 비롯한 37개 행정 구역에 투입돼 지역 주민 총 85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동 제한에 나선다.
코로나19 최악사태를 맞았던 지난 3~4월 대규모 환자 수용실로 탈바꿈했던 마드리드 소재 대형 전시장 이페마는 다시 환자 수용실로 쓰일 예정이며 원래는 스케이트장이던 '얼음궁전'도 다시 시신 보관소로 쓰이게 된다. 이동 제한 구역 내 공원은 폐쇄되고 가게와 식당은 수용 가능 인원의 50%까지만 손님을 들일 수 있게 된다. 또 23일부터는 정부가 지침을 위반하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 600~최대 60만 유로(약 82만~8억 2300만원)상당의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라방가르디아 신문이 전했다.
20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가 각 국 보건부 발표 등을 종합해 집계한 코로나19 확산 상황. 스페인은 확진자 기준 유럽 최대 피해국이며 전세계에서 9번째로 피해가 크다.
스페인 정부의 이번 긴급 대응은 최근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이 도이치란트풍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통제 불가능 상황"이라면서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오스트리아 같은 이웃 국가들까지 덩달아 감염이 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한 가운데 나왔다.
스페인은 미국·인도·브라질·러시아·페루·콜롬비아·멕시코·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9번째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많다. 유럽에서는 최대 피해국이다. 보건부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하루 새 스페인 내 신규 확진자가 1만 4389명 발생한 결과 누적 확진자는 총 64만 40명, 신규 사망자는 90명이 나와 누적 사망자는 총 3만 495명을 기록한 상태다. 마드리드는 스페인 내 코로나 확산세가 집중된 지역이다.
유럽에서 코로나19 재확산 그늘이 짙어지자 최근 각 국에서는 '제2 봉쇄령'까지 거론되고 있다. 각 국 정부는 경제 타격을 이유로 이를 최대한 피하려 하고 있지만 독일에서도 지난 주 들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9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