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산으로 가는 추경…넷플릭스에 통신비부담 늘었다? 아니다!
입력 2020-09-21 16:51  | 수정 2020-09-28 17:06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회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여야가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막판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쟁점인 전국민 통신비 2만원 할인과 독감 무료 접종 확대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1일 오전 4차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열고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막판 심사에 돌입했다. 당초 여야는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22일 4차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야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처리가 미뤄질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여야는 이날 열린 소위에서 전국민 통신비 2만원 할인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통신비 지출이 늘었다는 여당과 정부의 주장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것은 맞는데, 그게 통신 요금의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실증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주변에서 보면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것은 맞는데 통신지출이 늘어났다고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앞서 조의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4차 추경안 검토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와 2분기 가구당 통신비 지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와 1.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인용하면서 "(통신비 지출에) 코로나19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소위에 출석한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전체 통신사의 매출을 국민 전체 숫자로 나눴을때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통계에 따라 결과가 차이를 보인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에 여당은 통신비 지출은 늘지 않았어도 관련 부가 비용이 늘었기 때문에 국민 부담이 증가한 것은 맞다고 맞섰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안쓰던 OTT를 깔아 쓰기 시작했다"며 "이런데서 정보 격차 문제가 발생한다. 해소를 위해서 (통신비 할인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야당은 OTT 비용 등은 "여유있는 계층의 이야기"라며 평균 이상의 고통을 겪는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한다고 재반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는 "코로나가 통신비 증가를 유발했는지를 논쟁하자는게 아니다"라며 "넷플릭스 비용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 설명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은 돈을 써도 제대로 쓰자. 소중한 9300억원을 코로나 피해로 고통스러운 국민에게 제대로 지원해서 도움이 되도록 하자"고 했다.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독감 무료 접종 확대 역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야당은 현재 무료 분량인 1900만개에 더해 자부담 물량인 약 1100만개를 추가적으로 무료로 전환하자고 했다. 추 간사는 앞선 추경에서 무료접종 대상이 만 65세 이상에서 만 62세 이상으로 확대됐던 점을 언급하며 "62세는 되는데 61세는 왜 안되는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현실적인으로 물량 전체를 전환하기 어렵다면 시차를 두고 접근해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은 이미 비용을 지불하고 접종을 마친 국민들도 있는 등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박홍근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1100만개가 이미 시중에 유통돼있고 계층을 추가적으로 선별하는 과정에서 국민적 시비가 생길 수 있다. 또 (무료전환으로 수요가 증가해 물량이 부족할 경우) 진짜 예방접종을 맞고 싶은 사람이 자기건강권 침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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