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티몬·쿠팡에 이커머스 `충성 고객` 가장 많은 비결은
입력 2020-09-21 15:30  | 수정 2020-09-21 15:37

지난해 역대 최대인 연 135조원 규모로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체들의 '충성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대로 이커머스 업체들의 고객 모시기 전쟁이 예년보다 한층 뜨겁다. 가격만 저렴하면 쉽게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모바일 쇼핑족의 '손길'을 잡아두기 위해 배송비 무료와 할인쿠폰 같은 각종 혜택을 주는 유료회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특가딜과 당일배송처럼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해당 플랫폼만의 강점을 내세운 이커머스 업체들이 단골고객 사로잡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안클릭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위메프·티몬 중 해당 이커머스의 홈페이지와 앱을 찾은 전체 이용자 가운데 4주 연속 방문한 '충성고객'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티몬으로 44%에 달했다. 2018년 2분기 36%와 비교하면 2년새 8%포인트 늘어났다.
2위는 쿠팡이 차지했다. 특히 쿠팡은 최근 2년새 충성고객 증가폭이 조사대상 5곳 중 가장 높았다. 2018년만 해도 27%에 그쳤던 쿠팡의 4주 연속 방문고객 비중은 올해 2분기 42%로 15%포인트나 뛰었다.
티몬과 쿠팡의 충성고객이 다른 이커머스보다 많은 것에 대해 닐슨코리안클릭은 두 회사가 운영 중인 유료 멤버십서비스가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티몬은 '슈퍼세이브', 쿠팡은 '로켓와우' 도입으로 적립금 지급이나 회원전용 할인가, 무료배송과 같은 회원 전용의 각종 혜택을 제공, 고객이 서비스에 더 자주 접근하도록 유도해 고객을 해당 플랫폼에 묶어 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1년에 5만원, 90일에 2만원인 티몬의 슈퍼세이브에 가입하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상품 금액의 2%가 적립된다. 적립금은 언제라도 다른 제품을 구입할때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여기에 사실상 무료인 '1원딜', '100원딜' 같은 회원 전용 특가딜에도 참여할 수 있다.
월 회비 2900원인 쿠팡의 로켓와우 서비스 회원은 로켓배송 상품의 경우 제품 하나만 주문해도 주문금액과 관계없는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회원은 총 주문액 1만9800원을 넘어야만 배송비가 면제된다. 최대 70% 넘는 할인혜택을 주는 쿠팡의 특가 판매 코너인 '골드박스' 내 할인가격, 30일내 무료 반품 혜택도 회원에게만 적용된다.
실제 충성고객 비중 선두인 티몬의 슈퍼세이브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들의 월 평균 구매 횟수는 지난 8월 기준 일반 회원보다 5배, 1회당 구매금액은 2배 더 높았다.
다른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플랫폼만의 강점도 티몬과 쿠팡이 충성고객을 끌어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티몬은 같은 제품이라도 짧게는 100초, 길면 하루 동안 기존 가격보다 최대 90% 이상 저렴한 특가로 판매하는 '타임커머스' 전략을 쓰고 있다. 제품별, 품목별로 할인폭과 특가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수시로 앱을 여는 '손품'을 팔아야 '득템'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그만큼 앱 방문 횟수도 늘어나는 것이다.
쿠팡은 압도적인 배송의 편의성을 앞세워 한번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반복구매로 이끌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전국 단위 익일(다음날) 배송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을 마치는 새벽배송, 오전 10시 이전에 주문시 같은날 6시까지 배달하는 당일배송까지 내놓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집밥을 챙겨먹는 수요가 늘면서 신선식품을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아진만큼 빠른 식재료 조달을 위해 쿠팡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충성고객 확대를 위해 이커머스들은 잇따라 유료회원을 우대하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티몬은 9월 한달간 슈퍼세이브 연간 가입비 5만원을 결제하면 2만원의 웰컴 적립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G마켓·옥션에서 '스마일클럽'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선물 구입시 유료회원에게는 일반 회원보다 5%포인트 높은 최대 20%의 할인혜택을 주는 추석 쿠폰을 배포하고 있다. 또 이달 말까지 지인이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1명당 4000원, 최대 10명까지 4만원의 스마일캐시를 지급하고 있다.
반면 위메프의 충성고객 비중은 2018년 2분기 43%에서 올해 동기 39%로 이 기간 조사 대상 5곳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와 관련 위메프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 '특가클럽'을 다음달 6일부로 접기로 하고 지난 7일부터 신규회원 가입을 막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일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 대신 모든 고객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가격혜택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과 연계한 유료서비스 '올프라임'을 운영 중인 11번가도 오는 11월말 기존 서비스를 마무리하고 내년초 혜택 등을 추가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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