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코로나 환자 혈장치료제 투여 시작
입력 2020-09-21 13:32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장치료제의 첫 투여가 시작됐다. 21일 GC녹십자는 현재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시험 첫 환자 투여를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통해 면역글로불린 제제만 뽑아 만든 혈장치료제는 코로나 완치자 혈장을 직접 투여하는 기존 혈장치료와는 다르다. 녹십자는 지난달 20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혈장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시험 승인을 얻었으며 이번에 첫 환자 투여를 개시했다. 이번 투여는 지난 19일 중앙대병원에서 정진원 교수 주도로 이뤄졌다. 회사 측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등 총 6개 의료기관에서 추가 환자 투여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녹십자 혈장치료제는 기존 치료제를 조합해 만드는 약물 재창출과 달리 신약으로 분류되는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에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임상은 GC5131A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약물 적정 용량을 설정하는 내용으로 영상학적 진단으로 확인된 폐렴 환자나 고령·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코로나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녹십자는 외국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함께 구성한 연합체를 통해 이달 중 혈장치료제의 임상 3상시험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연합체에는 녹십자 외에 다케다, 바이오테스트, 옥타파마 등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임상 1상시험만 면제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임상 1·2상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3상시험부터 바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임상 3상시험은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가 주도한다. 혈장치료제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덴마크, 영국 등에서 500명의 코로나19 환자에 투여될 예정이다.

다만 녹십자는 국내 코로나 환자에 투여될 혈장치료제는 국내 임상시험을 거친 제품을 바탕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환자에게서 확보한 혈장으로 국내 치료용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내 완치자의 혈장 공여가 가장 중요하다. 김진 녹십자 의학본부장은 "치료 목적 사용을 위한 추가 제제 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완치자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국민들 힘으로 만들어지는 치료제인 만큼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혈장 확보는 전국 46개 헌혈의집에서 가능하다. 혈장 공여를 원하는 완치자는 녹십자 인터넷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녹십자는 지난달 혈장 확보를 위해 보건당국·적십자 등과 협력해 채혈 기관을 기존 4개 의료기관에서 46개 헌혈의집으로 확대한 바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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