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입대 앞두고 9년 만에 종교 활동…"양심적 병역거부 아니다"
입력 2020-09-21 10:17  | 수정 2020-09-28 10:40

성서 연구를 9년 만에 다시 시작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공갈 등 혐의로 7차례나 처벌을 받은 과거 전력과 평소 총기 게임을 양심의 가책 없이 즐긴 점 등도 판결 근거로 작용했다.
대법원 3부는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6년 8월 침례를 받아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됐으나, 2009년 6월 이후 종교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2년 10월부터 수차례 현역병 입영 통보를 받았지만 복학, 자격시험 응시, 자기계발 등의 이유로 입영을 지속해서 연기했다.
A씨는 2017년 12월까지 입영 연기를 계속했으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연기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2018년 8월 다시 입영 통보를 받은 뒤 종교적 신념을 입영 거부 사유로 밝히고, 같은 해 9월 성서 연구를 시작하면서 9년 만에 종교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오고 두 달만이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병역을 거부할 만큼 진실한 종교적 신념이 없음에도 헌재 결정에 편승해 군 복무를 회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후 공동공갈, 무등록 자동차매매 사업, 허위 진술, 무면허 음주운전 등으로 7차례나 입건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성서 교리'에 반하는 사례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종교 활동을 재개할 때까지 총기 게임을 즐기면서 '양심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도 '양심적 병역거부'로 볼 수 없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측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A씨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가 맞다"며 각각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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