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려다 화재가 발생해 중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 및 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통신비 2만 원` 줄 돈으로 아이들 돕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10살 A군과 8살 B군 형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에 있는 자택 부엌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라면을 끓여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형제의 어머니 C씨가 자녀를 방임한다는 신고가 지난 2018년 9월부터 세 차례 접수됐으며,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A군을 수차례 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C씨는 화재 발생 전날 저녁부터 집을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형제의 사연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26살 D씨는 "어린아이들이 배가 고파 라면을 먹으려다 사고가 났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통신비 2만 원`보다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가길 바란다"라고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34살 E씨는 "등교 대신 원격 수업을 하다 보니 취약계층 아이들이 밥을 챙겨 먹기가 더 힘든 것 같다"며 "코로나19 탓에 어렵겠지만, 학교는 닫아도 무상급식은 계속하는 건 어떨까 싶다. 아니면 도시락 배달이라도 어떤가"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그제(16일) 페이스북에 "정부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겠다.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박남춘 인천시장 역시 "시와 구가 할 수 있는 긴급조치들을 찾도록 지시했다"며 "부서나 담당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지원 방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형제는 서울에 있는 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동생 B군은 상태가 다소 호전됐으나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A군은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