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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좀비기업에 1조 허비했는데 신보에 예산 1200억 더 내줬다
입력 2020-09-17 17:30 
'좀비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기금 보증이 최근 5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좀비 기업에 보증을 제공하면 실제 지원이 필요한 우수 기업에 자금이 닿지 않을 수 있어 관리 부실이란 지적이 나온다. 좀비 기업이란 △3년 연속 영업적자 기업 △자본 잠식 기업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기업을 주로 일컫는다.
17일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업적자가 3년 연속 발생한 기업에 대한 보증 금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신용보증기금이 2016년 3년 연속 영업적자 기업에 제공한 보증은 3751억원에 불과했다. 이 금액은 그러나 2017년 4125억원, 2018년 5360억원, 2019년 734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1~7월 해당 보증 금액은 1조26억원으로 또 한 차례 많아졌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한 3년 연속 영업적자 기업 수도 2016년 1585개에서 올해 2586개로 뛰었다.
자본 잠식에 빠진 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 역시 2배 이상 늘었다. 신용보증기금이 자본 잠식 기업에 제공한 보증은 2016년 4594억원에서 지난해 889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관련 금액은 9813억원으로 또다시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자본 잠식 기업에 제공한 보증 역시 올해 안에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제공받은 자본 잠식 기업도 2016년 2245개에서 올해 3624개로 많아졌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진 기업에도 신용보증기금 보증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신용보증기금은 2016년 관련 기업에 3166억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6513억원이 투입됐다. 회복이 불가능한 기업에 대한 보증을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제공한 관련 기업 수도 같은 기간 999개에서 1485개로 증가했다.
3년 연속 영업적자·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자본 잠식 등 한 가지라도 해당하는 기업 중 보증을 받는 기업은 2016년 4829개에서 올해 5901개로 늘었다. 신용보증기금이 관리 소홀로 이처럼 좀비 기업에 대한 보증을 늘리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번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1200억원을 증액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유동성이 부족한 건전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기업도 살고 경제도 잘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희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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