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와 관련한 재판에 방송인 김한석 씨의 출석이 예고돼 주목된다.
라임 사태 피해자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수 천억원 규모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 17일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그맨 김한석씨가 장 센터장이 '원금손실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고, 예금처럼 안전하다. 손실이 날 가능성은 로또당첨 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라임펀드에 가입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라임 사태'의 정관계 비호 세력 등을 세간에 알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씨는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중)과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46·수감중) 등의 의혹이 담긴 녹취 파일을 김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김한석씨는 이 녹취파일을 제공하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방송활동에 지장을 받지는 않을지, 제보를 통해 어떤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지 등을 말이다"라며 "그가 라임 피해자들의 피해구제에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와 범죄자들을 구속시키는데 단초를 제공하는 용기를 내주신 분이다. 여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실명을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제공한 녹취 파일에서 장 전 센터장은 "회장(김봉현)이란 분이 로비를 어마 무시하게 한다. 여기(김 전 행정관)가 키(key)다. 14조원을 움직인다. 이분이 다 막았다"라며 라임 펀드에 문제가 없을 것처럼 김씨를 안심시켰다.
해당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뒤 '라임 사태'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금융감독원 출신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금감원의 라임 조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금융위원회설치법 위반 등)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회장도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사하을 지역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라임 자금이 투자된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400억원을 포함해 총 1200억원을 가로챈 혐의(배임증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사기, 증재 등)로 구속기소됐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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