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중 갈등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세계지식포럼 2일차 세션에서는 프레더릭 켐프 애틀란틱 카운슬 회장 겸 CEO와 폴라 도브리언스키 전 미 국무부 차관이 나서 중국에 대한 미국 대선 주자들의 입장을 살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이 세션에서는 오미연 애틀란틱 카운슬 아시아 안보 프로그램 국장이 좌장으로 참여했다.
켐프 CEO는 먼저, 현 미중 갈등을 '신냉전'이라고 부르는데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신냉전이 아닌, 새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도 미중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미국은 지금까지 이렇게 영향력이 커진 상대를 마주한 적이 없었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실험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인터뷰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는 중국을 상대로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미국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선캠프 쪽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바이든 후보 측은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미중 관계가 많이 후퇴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권위주의가 강화됐고 중국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면서 "미국 내 분열이 심화된 만큼 국내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복구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켐프 CEO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측은 국내 사정부터 챙길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 내 리더십과 인프라를 갖춘 뒤 대외관계에서는 동맹국과의 관계부터 안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재 가입할 거라고 켐프 CEO는 내다 봤다. 동맹국과 우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모범국가가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란과의 딜도 존중하고, 유럽과의 관계도 개선할 거란 얘기에 바이든 대선캠프 관계자에게 '중국 문제는 도대체 언제 나오냐'고 물었더니 관계자가 '유럽 다음이 중국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라면서 "바이든 후보 측은 국내, 동맹국, 중국 순으로 현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세계지식포럼 `차기 미국 대선 이후의 미-중 전략 경쟁` 세션 현장. [사진 = 강영국 기자]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와의 관계를 핵심적인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도브리언스키 전 차관은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인 경쟁관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중국의 하나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진행하는 많은 활동에 주목하고 있고, 중국과의 군사·경제 관계, 외교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틀은 미국 우선주의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 우선주의는 결코 고립주의 정책이 아니다. 미국 국민의 안전과 안보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을 증진시키는 정책 등을 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는 이데올로기는 물론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집중하려 한다"며 "제재와 관세를 계속 활용해 중국의 독점적인 무역 관행과 불균형적인 무역 관계를 해소해야 평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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