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기관의 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2년 5개월여만에 종가 기준 900선 돌파가 좌절됐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7.66포인트(0.31%) 내린 2435.92에, 코스닥은 3.18포인트(0.35%) 하락한 896.2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혼조세로 출발한 뒤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오후 1시 26분께부터 하락세를 타 2430선까지 위협받다가 장 막판 일부 회복했다.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며 900선을 유지하던 코스닥도 코스피와 비슷한 시간대에 하락세가 시작돼 지난 2018년 4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900 이상의 종가 달성에 실패했다.
전날 연고점을 돌파한 한국 증시에서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573억원어치와 1710억원어치의 주식을 샀지만, 기관은 3267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1860억원어치를 산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408억원어치와 19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024억원 매도 우위였다.
간밤에 뉴욕증시는 주요국의 경제 지표 호조, 기술주 강세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특히,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강보합세에 그쳤지만 나스닥지수는 1.21% 상승했다.
우선 양호한 중국·독일 등 주요국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점이 긍정적이었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시장 전망치 5.2%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도 0.5% 늘었다.
독일 경제 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 넘었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9월 경기기대지수는 77.4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70.0이었다.
미국의 경제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3.7에서 17.0으로 13.3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8월 수입물가도 전월대비 0.9% 올라 시장 예상 0.5% 상승을 상회했다.
다만 미국의 8월 산업생산은 당초 1.0% 증가가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0.4% 증가에 그쳤다. 7월 산업생산 수치는 상향 조정됐고, 8월 설비가동률은 예상보다 나았다.
백신 개발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임상시험을 재개한 이후 백신의 빠른 개발에 대한 기대도 유지되고 있다. 또 화이자는 올해 10월 말 전에 백신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백신이 빠르게 나오길 기대한다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백신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한 뒤 매물이 출회됐고,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금융섹터와 건설업종 등이 부진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 동안 상승이 컸던 종목군에서 긍정적 내용이 나온다고 해도 뚜렷한 성과가 없으면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고, 실적에 주목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점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하락세였다. 운송장비, 운수창고는 2%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화학, 의료정밀, 통신업 등은 1~2%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LG화학, 삼성물산, LG생활건강, NAVER, 카카오 등이 내렸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307개 종목이 올랐고, 542개 종목이 내렸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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