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선을 돌파하며 최고점을 갈아치우던 미국 나스닥이 급락세를 면지 못하는 사이 국내 코스닥 시장은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최근 조정장에서도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의 등장으로 900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일대비 5.29포인트(0.59%) 오른 899.46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900선 돌파까지 불과 0.54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코스닥이 900선을 돌파한다면 종가기준 지난 2018년 4월 17일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 타격으로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정보기술(IT) 기업 위주 시장인 촹예반(차스닥)이 하락하는 동안 코스닥은 순환매 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 주 동안 나스닥과 차스닥(중국의 IT 기술주 중심의 거래소)은 각각 4.06%, 3.95% 하락하는 동안 코스닥은 1% 이상 오르며 희비가 엇갈렸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3월 저점 대비 무려 114.38% 껑충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9.7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를 주축으로 수급이 강하게 유입되고 있고 성장주 주도의 패러다임이 국가 정책과 맞물리며 우상향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3월 저점이후 코스닥 800선까지 지수 견인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종목들은 바이오·IT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었다. 진단키드와 백신 등 다양한 이슈를 등에 업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씨젠을 비롯해 알테오젠, 에이치엘비, 엑세스바이오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하반기 들어서 비대면 수요와 뉴딜 정책, 5세대(5G) 이동통신 등 투자자 관심이 옮겨가면서 이들 관련 종목들이 차기 주도주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산업이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면서 상승장을 만들어냈다는 얘기다. 역대급 기업공개(IPO)를 마친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풍력발전설비 업체인 유니슨이나 엔터주 JYP의 주가 상승도 한몫했다.
여기에 개정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적용되는 내년 1월을 앞두고 본격적인 조정이 예상되는 11월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간다면 900선 돌파는 충분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언택트 성장 주도주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대 가능한 업종이나 정책 수혜 종목으로의 순환매가 유입되면서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이 완화됐던 점이 글로벌 증시 조정장에서 국내 증시가 선방했던 이유"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줄어들고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확대, 한국은행의 5조원 규모 국고채 매입 등 통화정책과 함께 개인 투자자의 증시 유동성 공급 등으로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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