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묻·따` 빚투 증가에 곳간 걸어잠근 증권사들
입력 2020-09-15 11:33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리면서 이른바 '빚투'(빚을 내 투자한다)도 불사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에서 매수자금을 빌리고 투자에 뛰어든 '주식 신용융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다시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하고 나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17조33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는 연초(9조20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증시의 매수 주체로 부상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기대감에 계속해서 빚을 내가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도 늘어난다. 특히 글로벌 지수 약세에도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상승세를 보이자 이같은 투자심리에 더욱 불을 붙은 셈이다. .
빚투 행렬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서둘러 곳간 문을 잠궜다.
삼성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오는 16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 삼성증권의 이번 신용융자 매수 중단은 지난 7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증권담보 대출도 현재 중단한 삼성증권은 당분간 신규로 빚을 내 투자할 수 없다. 단, 기존 이용 고객은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은 가능하다. 중단 기간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7월에는 중단 이후 이틀 만에 신용융자 매수가 가능해 진 바 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한국투자증권도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는 신규 예탁증권담보대출 및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고, 지난 6∼7월에도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증권 담보대출과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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