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선되면 늘어나는 `국회의원 고무줄 재산`…경실련 "부실신고 의심"
입력 2020-09-15 09:23  | 수정 2020-09-22 10:07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15일 '제21대 국회 신규 의원들의 신고 재산이 후보 때보다 1인당 평균 10억원 이상 늘어난 상황'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 보니깐 주식 뿐 아니라 부동산 등등 여러 군데서 부실신고나 허위신고가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깜짝 놀랐다"며 "175명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던 금액은 3200억원인데, 불과 5개월 사이에 1700억원이 늘어서 4900억원이 신고가 됐다"고 신규 의원들의 재산 변화 폭이 상당함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이 속한 경실련은 지난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신규 등록 국회의원 175명(재등록의무자 21명 포함) 당선 전후 전재산'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회의원 입후보 당시 선관위에 신고한 전체 재산 평균은 18억 1000만원이었고, 부동산 재산 평균(임차권 제외)은 12억 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국회사무처에 신고한 전재산 평균은 28억 1000만원, 부동산 평균은 13억 3000만원이었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선관위에 처음 신고할 때는 자기 부모 재산을 빼고 신고를 했는데, 국회의원 당선이 돼서 보니까 부모 재산을 빼서는 안 되는 의원이 선관위에 신고할 때 그것을 뺐기 때문에 이것도 역시 재산을 축소 신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런 부분이 있고 또 후보 때는 신고를 했다가 당선이 된 이후에는 부모 재산을 또는 자녀 재산을 고지 거부해서 줄어든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27개의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는데 오피스텔을 한 채로 신고한 사람도 있고, 이런 식으로 숫자나 이런 내용이 굉장히 부실한 신고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본부장은 재산 부실 및 허위신고 시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다"며 "5년 이하 징역이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검찰에서 선거 위반으로 수사를 해야만 가능하다"며 "보통 과거의 경우를 보면 선거가 끝나고 그다음 두 달 후에 재산 신고가 되고 한 석 달 후 (재산이) 공개가 되는데 공개된 이후 소멸시효까지 공소시효까지가 한 달 반, 한 달 정도밖에 안 된다. 짧은 기간에 누군가가 이거를 지적하고 고발을 하지 않으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실련에 따르면, 재산이 10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15명으로 1인당 평균 111억 70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 재산은 886억원이 급증해 가장 많은 차액이 생겼다. 전 의원 재산은 후보 땐 48억원이었으나, 당선 후 914억원으로 증가했다. 전 의원 다음으로는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452억원)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212억원)이 가장 많은 차액을 냈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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