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학년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아동이 음란물을 보고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던 태권도 사범이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오현규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태권도 사범 A 씨 2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폭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태권도장 사범인 피고인은 굉장히 나이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성폭력을 범했고 그 내용도 굉장히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2016년 4월부터 11월까지 통학 차량과 화장실 등지에서 당시 초등학교 1학년 B 양을 상대로 강제추행과 유사 성행위를 하고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 측은 경찰 수사단계부터 B 양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며 범죄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고 특히 B 양 가정환경 등을 거론하며 음란물을 본 내용을 토대로 거짓 진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B 양과 학부모는 수사와 재판에서의 2차 피해 등으로 전학과 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2018년 5월부터 모두 15차례 1심 재판이 열린 끝에 법원은 올해 1월 B 양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A 씨는 1심 이후 곧바로 항소하며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고, 2심 재판부는 8차례 공판 끝에 B 양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A 씨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B 양이 성인물 등을 보고 거짓 진술을 했다'는 A 씨 측 주장에 대해 B 양은 성추행 당시 촉각과 후각까지 진술했는데 이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성인물을 보고 진술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아동 성폭력 사건은 피해 아동이 사건 당시에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자신이 어떤 피해를 봤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성장 과정에서 피해를 인식하며 2차 피해를 보게 된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무죄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측에 2차 가해를 가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