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난의 시기 면세점…해외 사업도 구조조정
입력 2020-09-14 15:27  | 수정 2020-09-14 15:46
롯데면세점 태국 방콕시내점. [사진 제공 = 롯데면세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면세점이 해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해외 부실 법인을 정리해 얻은 실탄으로 코로나19 장기전에 돌입한다는 전략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법인을 청산하고 현지에서 철수한다. 대만은 올 상반기에 철수를 완료했고, 태국 방콕시내점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점은 연내 문을 닫는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롯데면세점 해외 진출국과 사업장 수는 지난해 9개국, 15개에서 올해 6개국, 12개로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2017년 태국에 진출했으나 공항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해 3년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같은해 인도네시아에서도 공항점 계약이 만료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시내점 운영이 중단되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사업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열려있다. 현재 호주 멜버른시내점을 제외한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롯데면세점 해외점은 모두 코로나19로 임시 휴점상태다. 다만 롯데면세점 측은 연내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해외 사업장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국내 사업 유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7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달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운영 중인 DF3(주류·담배) 구역 재입찰도 앞두고 있다.
신라면세점 창이공항점. [사진 제공 = 호텔신라]
신라면세점 해외 사업도 고전 중이다. 호텔신라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시아 사업 매출은 1751억원으로 전년 동기(5412억원)대비 6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점과 홍콩공항점, 마카오 공항점, 태국 푸껫시내점, 도쿄 시내점 등 총 5개 해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018년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주력했으나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현재 창이공항점(1·3 터미널)과 마카오공항점을 제외한 홍콩공항점과 푸껫시내점, 도쿄시내점이 휴업 상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정책과 합작사 협의에 따라 일부 매장이 임시 휴업 중"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장기적인 해외 사업 전략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면세 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018년 매출 60억9300만 유로(한화 7조7817억원)를 거둬 스위스 듀프리에 이어 세계 면세점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도 매출 54억7700만 유로(6조9950억원)를 기록해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두 단계나 올랐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2년 전과 달리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해외 진출 원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면세점 큰 손인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국가에서는 사업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되는 국가로의 진출은 일정이 딜레이되거나 전략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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