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대책(12.16대책)을 통해 청약 규제 지역의 거주 요건을 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한 이후 경기도 내 인기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직방이 행정안전부의 경기도 주민등록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올해 8월 과천의 인구 증감이 6.2%(5만8289명→6만1902명)로 가장 높았으며, 하남 4.9%로 뒤를 이었다.
인접한 서울 강남권과 비슷한 아파트 가격 변화를 보이고 있는 과천은 올해 첫 분양을 시작한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과천지구(분양 예정)를 공략하기 위한 외주 거주자의 이주가 계속되고 있다. 하남 역시 서울 송파, 강동권과 맞닿아 있지만, 가격이 3.3㎡당 2291만원으로 송파(3836만원), 강동(2715만원)에 비해 저렴해 유리한 청약조건 확보를 위한 이주가 꾸준한 편이다.
반면, 인천과 부천은 주민등록 인구수가 작년 말보다 줄어 청약을 위한 외부 지역에서의 인구유입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3기 신도시나 사전청약이 예정된 경기도 내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예비 청약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본청약까지 최대 2년 이상 거주의무 기간을 채워야 하므로 내년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곳을 노린다면 적어도 올해에는 대상 지역으로 거주지를 이주해야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하남과 과천은 외부 인구 유입에 의한 주민등록 인구가 크게 증가하는 것에 비해 2018년 9~12월 이후 2년 간 전세거래(하남 1659가구, 과천 391가구)가 진행된 매물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입주하는 신규 아파트(하남 932가구, 과천 1317가구)도 많지 않아 당분간 전세 매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와 고양의 경우 지역 내 주민등록 인구(남양주 1.1%, 고양 0.9%↑)가 늘고 있지만, 전세 재계약 매물이나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하남, 과천보다는 여유가 있어 심각한 전세난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2년된 전세 재계약 물량과 신규 입주예정 물량이 타 지역보다 많은 인천과 부천도 보합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와 주요 지역에 사전 청약을 위해 유입되는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인접한 서울 등지에서 이동했다면 공급 정책의 목적에 부합하게 된다"면서 "교통·제반 인프라도 함께 잘 조성되어야 성공적인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급 정책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만큼, 주택공급 취지에 맞는 적절한 지역별 인구 이동이 진행됐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기자 rogb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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