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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4승' 류현진, 체인지업 29.4%→13.0%…허 찌르는 '역배합'
입력 2020-09-14 08:29  | 수정 2020-09-21 09:04

33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주 무기인 체인지업 없이도 팀 타율 1위인 뉴욕 메츠 타선을 농락했습니다.

류현진은 한국시간으로 오늘(14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습니다.

류현진은 안타 8개를 내줬으나 실점을 1점으로 막고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습니다. 삼진도 7개나 잡았습니다.

눈길을 끈 건 볼 배합의 변화입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대폭 늘렸습니다.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 비중은 지난해 27.3%에서 올해에는 29.4%로 상승했습니다.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직구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불가능했던 올해,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90.36마일)로 떨어졌습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2013년 이후 최저 구속입니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5이닝 동안 홈런 3방을 얻어맞고 5실점 했습니다.

직구 평균 시속이 143㎞로 올 시즌 최저를 기록했던 양키스전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무려 38%에 달했습니다.

이날 상대한 메츠 타선 역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철저하게 대비한 모습이었습니다.

류현진은 1회초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 했는데, 이 중 2개가 체인지업 안타였습니다.

결국 류현진은 빠르게 투구 패턴을 바꿨고, 전략 수정은 제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메츠 타선이 작정한 듯 체인지업을 노리는 모습을 보이자 2∼3회에서는 체인지업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류현진은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뺐고,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패스트볼로 타자들의 허를 찔렀습니다.

1회초 투구 수 18개 가운데 체인지업을 7개 던졌던 류현진은 남은 5이닝 동안 5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전체 투구 수 92개 중에서 체인지업은 12개로 구사 비율은 13.0%로 직전 경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특히 5회초와 6회초는 이닝당 체인지업을 1개씩만 던지고도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엮어냈습니다.

류현진은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체인지업을 철저히 감추는 역발상으로 6회까지 버텨냈습니다. 모든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역배합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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