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첫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시도하기 직전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작별 키스'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13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의 일부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8일 DMZ로 향하던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 안에서 이같이 털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아침 비밀리에 DMZ를 향해 비행한 지 20여분이 지난 뒤 "그들(북한)이 내가 오는 것을 알 거다. 그렇지 않나"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은 '우리가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고 있음을 시사하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일어나서 멜라니아에게 작별 키스를 하고 '당신을 다시 못 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면서 "내가 정말로 그렇게 걱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대통령에게 뭔가 발생한다면 그건 나라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안개 때문에 DMZ에 가지 못하고 헬기를 돌리게 되자 "이건 끔찍한 일"이라면서 "난 가야만 한다. 이건 우리를 약하게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 회항과 DMZ행 불발에 언론 보도의 초점이 맞춰질 것을 우려했다고 우드워드는 저서에 적었습니다.
저서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결정이 내려진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술됐습니다.
평택 미군기지에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향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판문점에 가야 하느냐"고 묻자 브룩스 사령관이 즉석에서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는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의 지시를 거부한 답변이라는 것입니다.
사전에 매티스 장관은 브룩스 사령관에게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일을 하지 말라며 "JSA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브룩스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이 미국의 국방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했고, 대통령 방문 계획을 막판까지 비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내가 왜 가야 하느냐"고 물었고, 브룩스 사령관은 DMZ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백악관은 그날 저녁 브룩스 사령관에게 '대통령이 내일 아침 DMZ에 가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