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수익 대명사`는 옛말…IRP 수익률 `쑥`
입력 2020-09-13 17:09  | 수정 2020-09-13 22:33
글로벌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던 올 2분기, 실적 배당형 상품 투자 비율이 높은 증권사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이 크게 호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 2%대 수익률로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간다는 비판을 받던 퇴직연금이라도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을 높이면 수익률 개선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14개 증권사의 평균수익률은 4.21%였다. 그중에서 2분기 수익률은 신영증권이 8.33%, 한국포스증권이 6.03%, 유안타증권이 5.29% 순으로 높았다. 이 증권사 IRP들의 공통점은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 많았다는 것이다.
흔히 퇴직금은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은행권 등에선 그동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이는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퇴직연금 전체의 연 수익률이 2.25%에 지나지 않아 실질적인 노후 보장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란 비판이 많았다.
올 2분기 가장 높은 IRP 수익률을 기록한 신영증권은 전체 상품에서 실적 배당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81%였고 한국포스증권은 70%였다. 한국포스증권이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에 따르면 올 2분기 수익률 상위 5위권 내 펀드는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펀드(36%),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34%), 미래에셋코어테크(31.6%), 미래에셋글로벌코어테크EMP(31.2%), 유리베트남알파펀드(29%)였다.
최용석 한국포스증권 상무는 "올 상반기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남들보다 발 빠르게 움직인 똑똑한 금융소비자들의 스마트머니 움직임이 2분기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며 "한국포스증권은 올해 1월 말 IRP 사업을 출범시킨 이후 8월 말까지 약 9000개 IRP 신규 개좌가 개설되는 등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오히려 IRP 비대면 계좌 개설과 계좌 이전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IRP 계좌에 불입한 돈은 세액공제가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론 절세 혜택을 노리고 연말에 자금이 집중되나 올해는 펀드 등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상반기에 증권사 IRP에 1조원가량이 유입됐다.
IRP는 연금저축(세제적격개인연금)과 합산해 매달 700만원까지 최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 55세 이후 5년 이상 기간에 걸쳐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를 감면받는 효과까지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연금은 장기 투자 상품이라 복리효과를 감안하면 수수료 관리가 중요하다"며 "운용사의 운용수수료와 판매사의 판매보수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원리금 보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이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적절한 비율을 추구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대안이 있다고 말한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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