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장심사 앞두고 잠적한 '함바왕' 나흘 만에 경찰에 붙잡혀
입력 2020-09-13 15:56  | 수정 2020-09-20 16:04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한 '함바(건설 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74)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3일 낮 12시 15분께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노상에서 유씨를 붙잡아 강제 구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씨는 지난 4·15 총선 때 인천 동구미추홀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윤상현(57)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허위 사실로 경쟁 후보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안상수(73) 의원을 검찰에 고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유씨는 "2009년 안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할 때 건설 현장에서 이권을 챙겨주는 대가로 내연녀 등을 통해 수십 억 원을 받아 챙겼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경찰 수사를 받던 유씨는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되면서 같은 혐의를 받는 아들, 윤 의원의 4급 보좌관 A(53)씨와 함께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습니다.

사전 구속영장은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조사한 피의자에 대해 청구하며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한 뒤 48시간 안에 청구하는 통상적인 구속영장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경찰에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던 유씨는 심사일 전날부터 휴대전화를 꺼둔 채 행방을 감추다가 심사가 시작될 때까지 법원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유씨가 달아난 것으로 보고 강제 구인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추적에 나서 나흘 만인 이날 유씨를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구인장 유효기간 종료일(이달 14일) 전에 유씨를 강제 구인함에 따라 검찰 지휘를 받아 유씨가 1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검찰 지휘를 받아 유씨를 유치장에 입감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내일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며 "영장실질심사 시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수차례 구속되면서 '함바왕'으로 불렸습니다.

앞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유씨의 아들과 A씨는 구속된 상태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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