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추미애 아들 의혹 수사 속도 내나…법조계 "오래 걸릴 이유 없어"
입력 2020-09-12 13:23  | 수정 2020-09-19 14:04

검찰이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27살 서모 씨의 카투사 복무 당시 '특혜 휴가' 의혹 수사에 뒤늦게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추석 연휴 전에 수사가 마무리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의혹이 갈수록 확산하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신속한 수사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덕곤 부장검사)는 최근 서씨가 복무한 군부대 지역대장이었던 예비역 중령 A씨와 당시 부대 지원장교인 B대위, 서씨의 미복귀 보고를 받았다는 당직사병 C씨를 불러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에게 2017년 6월 당시 서씨가 병가를 연장하며 추가로 휴가를 사용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추 장관(당시 국회의원) 측의 청탁이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올 1월 수사에 착수했으나 반 년 가까이 흐른 6월에야 B대위와 C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늑장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된 사건이라 검찰이 사건을 그냥 '쥐고만'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뒷북 수사'라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은 최근 수사검사를 증원하는 등 수사 속도와 집중도를 높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휴가 연장과 관련해 서씨의 부대에 전화를 한 인물로 지목된 당시 추 의원의 보좌관, 서씨의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관련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정책보좌관 등 추가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검찰은 참고인 진술 정리와 자료 분석이 끝나면 서씨 본인도 머지않은 시일 내에 불러 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은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뿐 아니라 자대 배치 및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과정에서의 청탁 등 제기된 의혹들을 두루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수사하는 데 8개월씩 걸릴만큼 복잡한 내용이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통상적 수순대로라면 추석 연휴를 전후해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청장 출신 A변호사는 "수사가 추석 이후로 갈 이유가 없다"며 "2017년 6월 당시 서씨의 미복귀 상황이 법령과 규정에 맞게 정당했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검찰 출신인 서초동의 B변호사도 "추석 전 모든 수사가 끝나기는 어렵겠지만 한 달 안팎 정도면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고검장을 지낸 C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많아야 군무이탈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서너 가지로,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라며 "만일 처음부터 제대로 다시 시작한다 해도 한두 달이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어서 그만큼 정부와 검찰에 부담이 된다는 점도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리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배경입니다.

B변호사는 "수사가 길어지면 법무부나 검찰 양쪽에 다 부담이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니 서두르고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C변호사는 "국민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병역 문제는 입시·취업과 함께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성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기에 수사팀이 집중해서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수사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의혹도 나오는 만큼 검찰이 언제,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전적으로 신뢰를 얻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별검사 등에게 수사를 맡기거나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 공정성·독립성을 보장하는 대안이 일각에서 계속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동부지검 수사팀은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의 지원장교였던 A대위를 지난 6월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추 의원의 보좌관이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휴가 연장 관련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지만, 이후 참고인 조서에서 해당 진술이 누락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C변호사는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이른바 '추미애 라인'으로 평가되는 점을 들어 "검찰이 '올바른' 결론을 내리더라도 논란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B변호사 역시 "보좌관 진술이 누락됐다는 것은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빠진 것"이라며 "수사팀이 흠집이 난 상태에서 수사하니 결과가 어떻든 공정성 시비를 벗어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A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이고, 수사 과정에서도 정치권의 압박이 있었다고 본다"며 "추 장관은 단지 '수사 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것을 넘어 지금이라도 '제한 없이 수사하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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