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슬럼프 날린 3안타’ 이정후 “안 좋은 생각이 더 안 좋게 만들어” [현장인터뷰]
입력 2020-09-11 23:59 
키움 이정후가 11일 잠실 LG전서 3안타를 터트렸다. 경기 후 3루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멘탈적인 부분이었다. 안좋은 생각만 했다.”
잠시 인간 선언을 했던 ‘바람의 손자가 돌아왔다. 다시 2위를 탈환한 키움 히어로즈의 중심에는 이정후(22)가 있었다.
이정후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시즌 팀 간 최종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이날 팀의 8-2 승리에 선봉장으로 나섰다.
특히 7득점을 올린 2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뽑아내며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고, 타자일순해 다시 찾아온 두 번째 타석에서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9월 들어서 이 경기 전까지 34타수 5안타(타율 0.147)로 슬럼프에 빠졌던 이정후도 이날 3안타로 다시 훨훨 날기 시작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어제 져서 순위가 바뀌었고 승리가 필요했다. 다시 2위로 올라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안맞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초반에는 짜증도 나고 표정 관리도 안됐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안좋은 생각이 들었고 타석에서 소극적이 됐다. 그러다 보니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고 안좋은 공에 배트가 나간게 악순환으로 작용했다”고 최근 자신의 부진에 대해 설명했다.
이정후 스스로도 기술적인 것보다 멘탈 문제였음을 인정했다. 그는 안 좋은 생각을 너무 많이했다. 생각이 많아 더 슬럼프가 깊어졌다. ‘왜 안맞지?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계속 안맞더라. 멘탈이 흔들렸다”며 어렸을 때 아버지의 이름 때문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던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그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슬럼프를 겪으며 그 생각까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정후는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스스로 극복했다. 이정후는 선배들이 좋은 생각을 많이 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좋은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첫 타석에서 못치면 왜 못쳤지 하는 생각을 계속 했다. 이제는 잊고 다음 타석을 생각하려고 한다. 지난주부터 생각이 바뀐 것 같다”며 평소같으면 감을 찾았다는 말을 안할텐데 이제는 좋은 생각만 하고 싶다. (타격감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9월초 슬럼프를 통해 이정후는 성장했다. 이정후는 슬럼프가 길어지며 많이 배웠다. 감정 조절도 배웠고 야구가 쉽지 않다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