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담보대출 2억원을 받으러 시중은행을 찾은 김 모씨(45)는 2주 새 갑자기 높아진 이자 부담에 깜짝 놀랐다. 지난달 21일만 해도 연 2.9%에 혼합형(고정형)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는데, 다시 은행을 찾은 지난 3일 똑같은 대출 상품 금리가 3.3%가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신용도에 변화가 없는데 대출금리가 0.4%포인트 올랐다는 은행 직원의 얘기를 듣고 다른 은행에서도 상담했는데 비슷하게 올랐다"고 말했다. 2주 전만 해도 김씨의 주담대 이자 부담은 월 48만원이었는데 이달 들어 월 55만원으로 월 7만씩 더 부담하게 됐다. 김씨의 주담대가 10년 만기니까 이 기간 이자 부담이 840만원 추가된 셈이다.
제로금리 시대 본격화로 주담대 수요자들이 지속적으로 낮은 금리를 원하지만 최근 은행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일부 은행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가 다시 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최근 2주간 0.14~0.36%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1일 기준 2.59~3.60%였으나 이달 3일 2.95~3.96%로 올랐다. NH농협은행 혼합형 주담대도 2주 만에 2.04~3.45%에서 2.39~3.80%로 뛰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혼합형만큼은 아니지만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도 일부 은행에선 오르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S'는 지난 8월 21일 1.78%에서 9월 4일 기준 1.83%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똑같은 폭으로 금리가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는 폭증한 반면 예·적금은 감소하면서 은행들이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대출 목표치를 채운 은행들이 가계대출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속도 조절을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계대출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통한 부동산 투자와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한 주식 매수로 인해 급증세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폭으로,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은행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은행 예금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말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뒤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8월 소폭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28조6202억원으로, 3월 대비 23조7000억원가량 줄었다.
은행들은 예금이 모이지 않자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은행채 발행액은 118조4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조1800억원에 비해 31.1% 증가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한 해 은행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예·적금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금융채를 기준금리로 삼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변동형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된다.
일각에선 대출 금리가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낮출 것이란 예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내수 침체로 인플레이션은 한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이는 한은의 통화 완화를 자극해 올해 0.25%포인트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씨는 "신용도에 변화가 없는데 대출금리가 0.4%포인트 올랐다는 은행 직원의 얘기를 듣고 다른 은행에서도 상담했는데 비슷하게 올랐다"고 말했다. 2주 전만 해도 김씨의 주담대 이자 부담은 월 48만원이었는데 이달 들어 월 55만원으로 월 7만씩 더 부담하게 됐다. 김씨의 주담대가 10년 만기니까 이 기간 이자 부담이 840만원 추가된 셈이다.
제로금리 시대 본격화로 주담대 수요자들이 지속적으로 낮은 금리를 원하지만 최근 은행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일부 은행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가 다시 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최근 2주간 0.14~0.36%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21일 기준 2.59~3.60%였으나 이달 3일 2.95~3.96%로 올랐다. NH농협은행 혼합형 주담대도 2주 만에 2.04~3.45%에서 2.39~3.80%로 뛰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혼합형만큼은 아니지만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도 일부 은행에선 오르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S'는 지난 8월 21일 1.78%에서 9월 4일 기준 1.83%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똑같은 폭으로 금리가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는 폭증한 반면 예·적금은 감소하면서 은행들이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대출 목표치를 채운 은행들이 가계대출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속도 조절을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계대출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을 통한 부동산 투자와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한 주식 매수로 인해 급증세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폭으로,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은행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은행 예금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말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뒤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8월 소폭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28조6202억원으로, 3월 대비 23조7000억원가량 줄었다.
은행들은 예금이 모이지 않자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은행채 발행액은 118조4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조1800억원에 비해 31.1% 증가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한 해 은행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은 예·적금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금융채를 기준금리로 삼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변동형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된다.
일각에선 대출 금리가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낮출 것이란 예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내수 침체로 인플레이션은 한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이는 한은의 통화 완화를 자극해 올해 0.25%포인트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