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도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경쟁업체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통신 장비 시장에서 31%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이는 전년 동기 28%보다 3%p 증가한 것으로, 델오로는 화웨이가 중국의 대규모 5G 투자 수혜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 점유율은 최근 6년간 꾸준히 상향하는 추세다. 델오로 조사결과 올 상반기 통신장비 시장 2위는 14%를 점유한 노키아였고, 에릭슨 역시 14%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노키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점유율이 2%p 하락했으며 에릭슨은 전년과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했다. ZTE는 지난해 9%보다 2%p 오른 11%로 4위에 올랐고 5위는 시스코(6%), 6위와 7위는 시에나와 삼성전자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통신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났다. 델오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안정화됐고,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덕분에 2분기에 시장 예측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델오로는 하반기에도 성장 추세가 이어져 올해 시장규모가 전년보다 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델오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히 높은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지만 2분기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되면서 올해 전체 통신 장비 시장은 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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