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 광복절 연휴기간 동안 국민들의 외식건수가 1주일 전에 비해 100만건 이상 늘었다. 정부가 광복절 전날인 지난달 14일부터 시작한 '외식지원금'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외식활성화 캠페인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시 이틀만인 16일 0시를 기해 서둘러 중단됐다. 하지만 정부가 이 기간중 외식을 장려하면서 국민들을 감염위험에 노출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외식활성화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달 14일 오후 5시부터 이틀 뒤인 같은 달 16일 밤 12시까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 등 5대 주요 카드사의 2만원 이상 외식결제건수는 735만4000건이었다.
1주일 전인 8월 7일 오후 5시부터 같은 달 9일 밤 12시까지 카드사의 2만원 이상 외식업 결제건수가 633만5000건이었음을 감안하면 1주일새 101만9000건(16.1%)이 늘어난 것이다.
카드 결제 건수가 집계된 지난달 7일과 14일 사이에는 소비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별한 변수는 따로 없었다. 이에 정부의 외식활성화 캠페인이 외식업 이용 급증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8월 초중순 기간중에 외식활성화 캠페인 외에는 결제건수가 늘어날 별다른 변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외식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국민의 소비활동을 촉진해 내수경기에 활력을 넣겠다는 취지에서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 자정까지 외식업소를 5회 이용하고 건당 2만원 이상을 카드로 결제하면 6회째 외식 때 캐시백·청구할인으로 1만원을 환급해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외식활성화 캠페인은 실시 이틀만인 8월 16일 0시를 기해 잠정 중단됐다.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외식활성화 캠페인 참여를 위해 5대 주요 카드사에 캠페인 참여 신청을 한 응모자 수는 125만2000명에 달한다. 삼성카드가 32만9000명으로 5대 카드사 중에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 29만4000명, KB국민카드 266만명, 현대카드 23만5000명, 롯데카드 12만8000명 등 순이었다. 각 카드사마다 중복해 신청한 사례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캠페인 기간은 11월까지로 상당수 국민들이 의도적으로 외식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온라인 카페 등에는 "외식지원 캠페인 참여를 위해 금요일 오후 4시까지 1시간을 참았다" "음식을 주문하는데 일부러 2만원 어치를 채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신용카드사의 외식업 이용건수에는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만큼, 코로나19 재확산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의 외식활성화 캠페인이 시작된 8월 14일 이후 3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점에서 외식을 나온 국민들이 그만큼 감염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8월 13일까지 56명이었던 확진자 수는 14일 103명, 15일 166명, 16일 279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외식지원 사업을 벌이면서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에 호응한 국민들이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셈"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에 이같은 외식지원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신중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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