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형법인 유리했던 감정평가 시장, 중소형사에 기회열리나
입력 2020-09-10 16:58 

기존 대형법인에 몰아줬던 공시지가 조사물량 배정 혜택이 2021년 공시지가 조사부터 폐지된다. 감정평가사협회에서 의뢰인에 감정평가사 추천시 법인 규모를 고려하던 기준은 업무실적과 손해배상능력 중심으로 개선해 우수한 중소법인과 개인사무소의 참여 기회도 확대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기존 대형 감정평가법인 중심으로 운영된 시장구조를 대형법인, 중소형법인, 사무소가 공정하게 경쟁하는 시장으로 바꿔 나가기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실제 과거 공시지가 조사 대상 물량은 2019년에는 절반인 50%가, 올해는 30%가 대형법인에 우선 배정된 바 있다. 100억원 이상 물건은 개인사무소 수주에 제한이 걸려있었고 800억원이 넘는 물건에 대한 감정평가사 추천 시에는 대형 감정평가법인을 필수적으로 포함시켰어야만 했는데 이번 개선방안에서는 이런 규모기준이 삭제됐다.
불공정 갑질관행 근절 방안도 나왔다. 이해관계에 맞는 감정평가를 유도하려 하거나 감정평가 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감정평가 의뢰인의 부당한 영향력을 차단해 감정평가사의 독립적 지위를 명문화하면서 의뢰인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방지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감정평가 수수료를 축소 지급하기 위해 감정평가 결과를 받고 임의로 의뢰를 철회하는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의뢰 철회 시에도 사실상 감정평가가 이뤄진 경우에는 적정 수수료가 지급되도록 수수료 기준을 개정한다.
앞으로 감정평가사가 부동산투자회사의 자산가치에 대한 재감정, 감정평가 관련 행정심판 청구대리 등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전문성을 갖춘 감정평가법인이 공공사업에 대한 보상업무에 참여하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중 연구용역을 통해 방안을 구체화하고, 내년 토지보상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감정평가 역량강화와 경쟁력 제고 방안도 있다. 일률적으로 정해진 감정평가서 법정양식을 폐지해 감정평가 내용에 대한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고, 감정평가사만이 감정평가법인의 이사·사원이 되도록 한 규제를 개선해 일정 부분은 감정평가사가 아닌 경우도 허용해 감정평가법인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업으로 분류돼 청년인재 고용보조 등 중소기업 인력지원에서 배제됐던 차별도 개선하고, 젊고 우수한 감정평가사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감정평가사 자격시험 합격자수를 연 200명 이상으로 늘린다. 미성년자에게도 감정평가 시험 응시를 허용하지만 업무개시 등록은 성년 이후에 허용할 계획이다.
부동산 외 분야에 대한 감정평가 전문성 제고를 위해 기계·기구류, 산업재산권 등 평가대상별 '전문분야 등록제'도 도입한다.
이 외에도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감정평가 역량제고를 위해 감정평가정보체계를 활용한 부동산 가격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감정평가 적정성 검증도 지원한다. 감정평가서를 전자형태로 발급토록 허용하고, 신기술 기반의 혁신·창업 감정평가업체에 대해서는 사무공간도 지원한다.
부실 우려가 있는 감정평가의 타당성 조사결과에 대한 심의(기존 감정원이 수행)는 국토부 소속 감정평가관리징계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하고, 조사 기간도 2개월 이내로 단축해 시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소비자 보호와 감정평가사의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업무 정지를 포함한 징계 이력을 공개하고, 징계와 자격·등록 취소를 연계해 처벌의 실효성도 높인다.
이 외에도 발급된 감정평가서의 적정성을 다른 감정평가사가 검토할 수 있도록 감정평가서 검토 제도를 도입하고, 감정평가사협회에서 운영하는 사전·사후 적정성 심사에 대해서는 회칙으로 운영기준을 명확히 정하도록 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방안이 감정평가산업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을 수 있는 감정평가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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