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두터운 친분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0)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났습니다.
지난 1일 이 대표가 취임인사차 김 위원장 집무실을 들르고 나서 첫 공식석상 만남입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두 대표 사이에선 '협치'의 훈훈함보다는 어색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4차 추경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나 민생 지원을 위한 법안들도 조속히 처리하자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비말 차단용 가림판과 각자의 마스크 등 '3중 장애물'이 두 사람을 가로막은 듯 회동은 다소 답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내민 '협치' 제안에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그는 "원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종전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그것이 아직 봉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등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을 지적한 것입니다.
정부가 13세 이상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갑작스럽다"며 "정부 재정 안정성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은 한 번 정부 돈에 맛을 들이면 거기에서 떨어져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날 선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4차 추경을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고 합의했지만, 다소 모호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 대표는 회동 뒤 열린 민주당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18일까지 추경이 통과되는 게 좋다고 말했지만 김 대표는 날짜까지 말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두 분이 만나셔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1대1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공개 오찬에서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ㆍ상법ㆍ금융그룹감독법) 처리 요청에도 '흘리기' 전법을 구사했습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자타 공인 '미스터 경제민주화니까 이 건은 합시다'라고 요청했더니 '협의하다 보면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