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광민씨(36) 부부는 자타가 공인하는 '쿠팡' 매니아다. 생수와 휴지 등 각종 생활용품으로 가득차 있는 안 씨 부부의 쿠팡 결제내역에는 차량용품, 생수와 휴지, 과일과 채소 등 대부분의 생활용품이 담겨있다. 로켓배송으로 주문해 전날밤 잠들기 전에 주문하면 아침 7시 전에, 당일이라도 아침 10시전에 결제를 마치면 퇴근 후 신선식품을 구입한다. 이제는 반찬거리를 사려고 동네 마트에 들려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지난 2010년 티켓 공동구매 플랫폼인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의 빠른 성장과 코로나19발 언택트 트렌드에 힘입어 10년만에 유통공룡 자리에 올랐다.
10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에서 쿠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휴대폰은 모두 2242만대로 추산된다. 전체국민(5178만명)의 43%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민 10명 중 4명 휴대폰에 쿠팡이 설치돼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은 전통 오프라인 유통강자들의 매출 규모를 넘어서거나 턱밑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기준 쿠팡이 17조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유통사업 부문 매출이 모두 포함된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17조6220억원이었고, 이마트·스타필드·신세계조선호텔·신세계푸드 등이 포함된 이마트의 매출은 13조1548억원이었으니, 이미 쿠팡은 기존 유통대기업들을 넘어선 공룡으로 성장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쿠팡은 고용 근로자수도 3만7584명에 달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고용규모가 많은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은 여전히 인적·물적 인프라 확충에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기준 쿠팡 로켓배송센터는 168개로 6년전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도 연면적 4만8000평 규모 광주 물류센터 착공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쿠팡은 이제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유통업계는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와 풀필먼트 서비스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는 '로켓제휴' 등을 통해 쿠팡이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이고 시장에서의 볼륨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종합쇼핑몰로 발전해 이제는 국내 유통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확장세를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성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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