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회사, 리베이트 주며 '불법 유통' 조장

【 앵커멘트 】
주류 유통 과정에서 각종 탈세와 불법이 자행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는데요.
mbn취재 결과, 맥주회사가 나서서 속칭 '밀어내기' 판매를 통해 불법영업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맥주입니다. 이 맥주 한 병이 이렇게 소비자에게 팔리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공장에서 출시된 맥주는 주류 판매 면허가 있는 도매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팔려나갑니다.

유통 단계는 철저하게 세금에 노출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구멍'은 있습니다.

한 주류도매상의 매출장부.

갑자기 유통량이 평소보다 10배 넘게 늘어납니다.

속칭 '밀어내기' 물량입니다.

제조사들이 도매상에 과도한 물량을 떠넘기면, 이 물량은 불법업자를 통해 유흥업소 등으로 흘러갑니다.

물건을 많이 판 제조사도, 세금을 내지 않은 불법 도매상도, 매출 대부분을 주류 구입비로 꾸민 유흥주점도 모두 이익을 봤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조사가 오히려 '밀어내기'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mbn이 단독 입수한 한 맥주회사의 내부자 간의 대화 녹취록입니다.

본사 책임자는 '밀어내기' 판매가 문제가 되자, 도매상에게 밀어내기에 따른 사례금을 줬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조사가 직접 나서 불법을 조장하고 불법에 동참해 준 데 대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인정한 셈입니다.

▶ 인터뷰 : 구돈회 / 국세청 소비세과장
- "탈세를 조장하는 주류업체의 불법거래에 대해서는 도매상뿐만 아니라 제조사와 유흥업소까지도 철저히 조사해 예외 없이 처벌할 계획입니다."

국세청은 지난 한 해 동안 주류 제조업체와 도매상 94곳과 유흥주점의 무자료 거래액 679억 원을 적발했습니다.

추징한 세금만 324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단속에도 제조사가 주도하는 불법 주류 유통은 독버섯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