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번 늘여도 줄여도 성능에 아무 문제가 없는 배터리가 개발됐다.
10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동 연구팀은 하나의 전극에 양극과 음극이 동시에 존재하는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이용해 늘여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는 여러 신체 움직임에도 폭발 위험이 없고 착용감이 뛰어난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활용될 수 있다. 기존에 많이 사용된 수계 전해질 기반 아연-은 전지는 우수한 출력과 에너지 밀도, 안전성을 보이지만 신축성과 수명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로마신화의 신 '야누스'처럼 양극과 음극이 한 전극에 구성된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활용해 이같은 단점을 해결했다. 이 배터리는 200번 늘이고 줄여도 문제가 없으며 배터리 성능으로 연결되는 전기 전도도가 우수하다.
또 야누스 페이스 전극의 독특한 구조적 특성이 주는 장점도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 특성 덕분에 아연의 수지상 성장 및 내부 단락을 예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기반으로 제작한 연신성 이차 전지는 우수한 수명 특성을 보였다. 200번의 충·방전 사이클을 거쳐도 초기 용량의 90% 가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전지는 200%의 연신 조건 아래에서도 신축성 전원 소자로서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박수진 포스텍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연신성 아연-은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향상된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인다"며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 적용된다면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소개됐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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