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신경쟁 앞서가던 아스트라제네카 임상 중단…"심각한 질환 발견"
입력 2020-09-09 11:26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건물.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앞서나가던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심각한 부작용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발견해 최종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포드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영국 참가자 한 명에게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질환을 발견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학전문지 스태트(STAT)는 참가자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작용이 어떤 것이며 언제 나타났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를 발견해 자발적으로 임상 3상을 중단했으며, 연구 일정에 심각한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환자의 증상을 철저히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임상시험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도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임상3상 시험을 시작했고, 앞서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2상과 3상을 병행해 진행해왔다.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임상시험 일시 중단은 설명할 수 없는 잠재적인 질환이 시험 중 발견될 때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조치"라며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질환은 우연히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주의깊게 확인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임상시험 일정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사안에 대한 검토를 신속히 진행 중"이라며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안전과 임상시험에서 가장 높은 행동 기준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임상 3상 중단 소식에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6% 급락했다고 미 CNBC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임상 시험 중지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시험 중단으로 다른 제약회사들이 진행중인 백신 임상시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전세계적으로 모두 9개인데, 이 중 시험이 중단된 사례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이다. 현재 각국 제약사들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처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에 돌입한 곳은 미국의 모더나, 화이자 두 곳 뿐이다. 전세계 코로나19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실험하는 WHO의 '연대 실험' 산하 데이터안전감시위원회는 다른 임상시험에서 비슷한 부작용이 보고된 적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3상 중단이 백신 부작용 우려를 키워 나중에 백신이 승인되 후에도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승인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충분한 검증 없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전 백신 개발이 완료돼 자신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 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는 8일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가 안전하고 효율적인 코로나19 백신의 승인과 배포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을 보장하라"고 요청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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