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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라운지] CPC가 뭐길래…은행직원들 `부글부글`
입력 2020-09-06 18:06 
"CPC 때문에 일도 제대로 못할 지경입니다."
정기국회가 1일부터 가동되면서 은행원들 사이에 자료청구·수집 전산시스템(CPC)을 둘러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각 은행 익명 게시판이나 블라인드 등 익명 애플리케이션(앱)에 금융당국의 과도한 CPC 요구에 대해 원성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CPC(Central Point of Contact)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자료 요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이 은행별 신용대출 추이를 파악하려 한다면 CPC 시스템에 해당 통계를 입력하면 된다. 은행마다 각기 다른 양식·산정 기준을 일원화해 통계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원들은 금융당국의 자료 요청을 'CPC'라고 일컫곤 한다.
금융당국으로서는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 자주 사용하는 시스템이지만 은행원들로서는 통계 입력이 '부가 업무'에 해당하는 만큼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국정감사가 본격화하면 본업보다 부가 업무가 더 많은 상황이 연출된다. 국회의원들이 금융당국에 자료를 요청하고, 당국이 다시 각 은행들에 CPC 입력을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은행 직원들이 익명 앱에 "CPC 요청을 정도껏 하라"고 토로하는 사례도 다반사로 벌어지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국정감사를 앞두면 CPC 업무만 처리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가는 날이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원 'CPC 부담'에 은행 경영진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한 은행 임원은 "보통 CPC는 힘 있는 국회의원이나 금융당국이 요청 주체인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가는 뒷감당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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