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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아시아 대표 IB `성큼`…글로벌M&A 자금공급 속속 참여
입력 2020-09-06 17:00  | 수정 2020-09-06 19:49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사진)이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주름잡던 글로벌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시장에서 잇따라 주요 거래를 주도하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IB 중 하나로 도약해 나가는 모습이다.
6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보유한 인도 상장사이자 정보기술(IT) 솔루션 서비스 1위 기업 헥사웨어의 공개매수 자금을 지원하는 '인수금융 주선금융기관(맨데이티드 리드 어레인저)' 자격을 얻어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투증권은 도이체방크,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스은행 등 글로벌 IB들과 공동으로 총 6억달러(약 7200억원)의 대출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 중 5000만달러(약 600억원)에 대한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고 물량을 배분받아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해외 기관들을 상대로 투자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M&A 인수금융 시장에서 딜을 주도하는 주선 금융기관으로 명함을 내민 건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이 참여한 해외 인수금융 거래는 주로 해외 IB들이 주선하는 물량의 일부를 받아와 단순투자자로 참여 수수료만 받고 국내 기관들에 재매각(셀다운)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한투증권의 경우처럼 주선 금융기관으로 이름을 올리면 주선 수수료를 받게 돼 수수료 수입이 많게는 2~3배 이상 늘게 된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B들이 해온 역할을 국내 증권사로서는 처음으로 맡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선 금융기관으로 참여 시 딜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해외 거래임에도 정보 비대칭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가들에게 보다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한투증권은 6월에는 미국 5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아폴로와 호주 대형 상장 인프라 건설회사인 CIMIC가 공동 소유한 호주 인프라 서비스 1위 기업 벤티아가 동종 업체인 브로드스펙트럼을 M&A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KKR가 보유한 호주 1위 암센터 운영 기업 제네시스케어가 동종 업종의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M&A 거래에도 도우미로 나서 할당받은 약 1300억원 중 대부분을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에 성공적으로 매각해 눈길을 끌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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