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中국영 반도체 SMIC 제재 움직임…중국 "미국 국채 보유 줄일수도"
입력 2020-09-06 12:29  | 수정 2020-09-13 13:07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국영기업' SMIC에 무역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 측은 미·중 갈등을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술 · 금융· 외환시장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국방부를 중심으로 연방 정부가 SMIC를 무역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가 다른 유관 부서들과 협력해 미국 공급 업체들과 SMIC 간 거래를 까다롭게 하기 위해 거래 승인 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미 올해 초 상무부와 국무부, 에너지부에 SMIC를 제재 리스트에 올리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나 중국의 홍콩 자치권 침해 등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무역 제재를 주로 활용해왔다. 현재 제재 리스트에 올라있는 중국 기업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같은 통신장비업체인 ZTE, 무인감시카메라 등 보안 장비·서비스 업체 하이크비전을 포함해 최소 275곳이다.
국방부는 SMIC를 표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미국 전현직 관료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SMIC와 중국 군대 간 유착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SMIC 측은 5일 "완전히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중군 군대와의 관련성에 대해 "미국의 오해를 해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MIC는 화웨이에 반도체 칩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라 거래 제한 압박을 받아왔다. 기존 제재에 따르면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내외 업체들이 미국 기술·부품을 쓰는 경우에는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미국 국방부가 생각하는 것은 SMIC를 화웨이처럼 보다 직접적으로 제재하는 방법이다. SMIC를 제재하는 경우 회사에 반도체 칩 제조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업체 램 리서치와 KLA,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등이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SMIC는 대만 TSMC와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양대 축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인 지난해 5월, SMIC는 뉴욕증시 나스닥에서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사태를 결정적인 계기로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을 중국에서 인도·대만·베트남·한국·일본 등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한편 앞서 3일, 중국에서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중 갈등 격화와 미국 재정적자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재정적자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정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며 미국 달러화는 '기축 통화'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미국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다. 보유 중인 미국 국채는 1조 달러(약 1189조 여원) 를 넘는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미국 국채 보유를 줄여왔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1060억 달러 어치를 내다판 결과 6월 말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지난해 6월 보다 3.4% 줄었다. 상하이 재경대학의 시쥔양 교수는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를 차차 낮춰 8000억 달러까지 맞출 것이지만 군사 충돌 등 극단적 상황에서는 전량 매도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홍콩을 달러화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하는 등의 금융 제재를 하면 미국 국채를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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