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금동신발·금귀고리 하고 나타난 신라 무덤 주인
입력 2020-09-03 09:08 

경북 경주의 신라 시대 무덤에서 금동관과 금동신발, 금귀걸이, 가슴걸이, 은허리띠, 은팔찌, 구슬팔찌, 은반지 등 장신구 일체가 무덤 주인이 착용했던 상태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피장자가 장신구 일체를 장착한 상태로 노출돼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경상북도·경주시는 신라 왕경(王京, 수도)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경주 황남동 120-2호분 조사에서 지난 5월 금동신발과 금동 날개(동전 크기의 둥글납작한 금동 장신구)가 발견된 데 이어 무덤 주인이 머리부터 발치까지 장착했던 6세기 전반 제작된 장신구 일체가 최근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무덤 주인은 머리 부분에 금동관을 썼고, 굵은 고리 귀걸이를 양쪽에 하고 있으며, 금동신발을 신었다.

문화재청은 "경주 지역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서 피장자가 신발을 신은 사례는 이번이 최초이며 금동관과 귀걸이, 가슴걸이, 허리띠, 팔찌, 반지, 신발 등 장신구를 모두 갖춘 형태로 출토된 것은 1973∼1975년 발굴 조사한 황남대총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돌무지덧널무덤은 지면 아래에 구덩이를 파고 나무 덧널을 조성한 뒤 돌을 쌓아올리는 고분 양식이다.
문화재청은 "왼손 부분이 완전히 노출되지 않아 추가 조사를 통해 왼손 부분에서 은반지가 더 출토될 가능성이 있으며, 천마총의 피장자처럼 손가락마다 반지를 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동신발은 'ㅜ', 'ㅗ' 모양의 무늬를 번갈아 뚫은 앞판과 달리 뒤판은 무늬를 새기지 않은 사각 형태였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관과 신발은 장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금동관 중앙부에서 금동신발 뒤꿈치까지 길이가 176㎝인 것으로 보아 피장자의 키가 170㎝ 내외였던 것으로 추정되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신라왕경사업추진단은 이날 오후 2시 문화재청 유튜브를 통해 일반인 대상 발굴 현장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news@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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