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얼마 벌지, 넌 얼마 버니? / 몇 번째야 차트? 몇 평이야 집? 031, 02? / 숫자 얘긴 지긋지긋해 이젠 / 날 세어보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게 난 더 많아'
가수 제이미가 오늘(3일) 숫자로 모든 것의 가치를 평가하는 세태를 일갈하는 싱글 '넘버스'(Numbers)를 들고 돌아옵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평소 친구들과 얘기하고 스스로 느꼈던 부분을 많이 녹였다"고 스스로 노랫말을 쓴 신곡을 소개했습니다.
"제 가치를 저도 모르게 숫자로 매기는 삶을 살기가 싫었어요. 그리고 그런 삶을 사는 분이 있다면, '당신은 그것보다 멋진 사람이다'라고도 말해주고 싶었죠."
'넘버스'는 1년여 만에 발표하는 제이미의 신곡이자,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워너뮤직코리아와 전속 계약한 이후 처음 내놓는 노래입니다.
본명인 박지민 대신 어린 시절부터 쓴 영어 이름 제이미로 활동에 나서며 아티스트로 제2의 출발을 알린 만큼 이번 곡에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시도를 했습니다.
우선,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 '박지민 시절'에 늘 선보인 사랑이나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가 아닙니다.
장르 역시 발라드 대신 힙합 기반의 빠른 템포 곡을 택했습니다. 래퍼 창모가 피처링에 참여하며 힙합 색채를 더 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제이미는 2012년 SBS TV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1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고 그해 JYP에서 백예린과 듀오 피프틴앤드(15&)를 결성했습니다.
풍성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제이미와 독특한 음색을 가진 백예린의 조합으로 사랑받았지만, 2015년 '사랑은 미친 짓'을 발매한 뒤로 솔로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제이미는 그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음악이 뭔지 고민하고 깨닫게 된 '터닝포인트'였다고 짚었습니다.
"그 시절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 미미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그때가 없었더라면 '나는 어떤 아티스트일까', '어떤 음악을 하고 싶어?'라면서 지금도 방황했을 것 같아요."
각자의 길을 가게 됐지만, 백예린과는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지냅니다.
제이미는 "피프틴앤드 활동 시절 우리는 선의의 경쟁 심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예린이는 예린이만의 음악을 하는 모습이 멋있고, 저도 저만의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예린이와는 항상 이렇게 나란히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로 응원도 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욕심도 내는 좋은 사이인 것 같아요."
제이미는 최근 엠넷 음악 예능 '굿걸 :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에 출연해 가창력과 협업 능력을 뽐내며 화제가 됐습니다.
윤훼이, 슬릭과 함께한 '컬러스'를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꼽은 그는 "전에는 어떻게 보면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있었다"며 "그 무대 이후 팀워크에 대해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제이미는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항상 제 음악에 솔직함을 담으려고 해요.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을 최대한 솔직하고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표현하는 음악을 할게요. 마치 '오픈북'처럼 결말이 정해져 있지 않은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