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빌보드 정복한 `빅히트株`…10월이면 산다
입력 2020-09-02 17:26  | 수정 2020-09-02 19:33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등극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음달 5~6일 최대 1조원 규모의 공모에 나선다. SK바이오팜에서 시작돼 카카오게임즈로 이어지는 공모주 열풍이 빅히티엔터 상장으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빅히트엔터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신주 713만주를 발행하며 희망 공모 가격은 10만5000~13만50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7487억~9626억원 규모다.
희망 공모가 밴드에 따르면 빅히트엔터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6000억~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는 24~25일 수요예측을 거쳐 확정되며 일반 청약은 10월 5~6일이다. 공모가가 희망 가격의 상단으로 결정되면 빅히트는 10월 중 상장과 함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60위권 내로 진입하게 된다. 빅히트엔터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이며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보통 공모 가격이 적정 기업가치의 80% 수준에서 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관사들은 빅히트엔터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가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KT,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수준이다. 또 동종 업계인 에스엠(시가총액 8700억원), JYP(1조3000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9000억원) 등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 큰 규모다.
빅히트엔터는 BTS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정상에 오르자마자 상장 작업을 시작했다. 빅히트엔터의 약점은 BTS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인데 BTS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 등극과 함께 IPO 절차에 돌입해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는 전략을 선택했다.
빅히트엔터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879억원, 영업이익은 975억원이다. 이 중 방탄소년단 매출이 5000억원 이상이다. 영업이익은 국내 엔터 3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전이 예상됐으나 빅히트는 올 상반기 매출 294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기 실적을 봐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전년 동기 대비로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며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가 범위도 적정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기본적인 체력은 연간 영업이익이 1200억원 정도"라며 "워너뮤직이 PER 50배로 거래되고 있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가격이 결코 높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빅히트엔터 상장이 국내 엔터주 전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트래픽이 유입되면서 한국 아티스트 전반으로 관심이 확산될 수 있다"며 "에스엠, JYP,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같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음반 판매 데이터를 보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으로 방시혁 대표(사진)와 초기 투자자들이 대박을 터트릴 전망이다. 빅히트엔터는 방 대표가 최대주주로 45.1%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방 대표의 친척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이 25.1%,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2.24%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과 스틱은 2018년 빅히트엔터 기업가치가 8000억원 수준일 때 투자해 회수 금액이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3만1000주로 주당 행사 가격은 1만7000원이다. 우리사주조합까지 결성한다면 임직원들도 적잖은 시세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김기철 기자 /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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