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등이 조성하는 벤처펀드의 최대 공공 출자기관이자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벤처펀드 출자자(LP)들의 자금 회수를 돕고 더 많은 자금이 벤처생태계에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동화 펀드(LP Secondary Funds) 활성화에 나섰다.
2일 한국벤처투자는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가 '캡스톤3호 벤처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했지만 투자금을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기업(포트폴리오) 전부를 캡스톤파트너스와 VC 메타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새로 조성하는 세컨더리펀드에 일괄 매각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세컨더리펀드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신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VC등이 이미 투자했던 벤처주식을 다시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말한다. 즉 펀드를 위한 펀드로, LP를 위한 유동화펀드이다.
캡스톤3호 벤처투자조합은 모태펀드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해 2012년에 조성됐으며, 이 투자조합으로 투자했지만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기업이 약 50개에 달한다.
그동안 벤처투자 업계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컨더리펀드가 더 적극적으로 조성·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세컨더리펀드 시장이 커지지는 못했다. 벤처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벤처투자의 이번 결정은 더 많은 민간자금이 세컨더리펀드에 유입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또 모태펀드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해 조성된 벤처펀드나 투자조합 등의 LP의 투자금 회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적으로 벤처펀드 LP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해당 펀드가 청산해야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회수까지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됐다.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이번 결정은 일부 LP지분이나 특정 기업의 구주를 거래하는 일반적인 세컨더리펀드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거래 유형을 개척한 것"이라며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민간자금이 벤처투자시장에 더 많이 유입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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