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살 의붓아들 밀쳐 숨지게 한 40대 "젤리 먹다 목 막혀" 변명
입력 2020-09-01 16:58  | 수정 2020-09-08 17:04

5살짜리 의붓아들의 머리를 강하게 밀쳐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살 남성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월 23일 오후 7시 45분쯤 자신의 집 거실에서 5살짜리 의붓아들 B군의 머리를 세게 밀쳤습니다.

B군은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쳤고, 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B군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닷새 만인 28일 오후 4시 25분 끝내 숨졌습니다.

A씨는 B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B군이 버릇 없이 행동하면서 말대꾸를 하고,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7년 11월 B군 친모와 재혼한 A씨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외가에서 살던 B군을 데려와 양육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아들 머리를 세게 밀친 사실이 없다. 사건 당시 아들 입안에서 젤리를 꺼냈는데 아들이 젤리로 기도가 폐쇄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거나, 사건 발생 전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등 다른 원인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로 사건이 송치돼 조사받을 때까지 피해자 입에서 젤리가 발견된 사실과 그로 인한 질식 가능성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가 검찰 조사 단계에서 처음으로 젤리 이야기를 꺼냈다"면서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피해자를 진찰한 의사, 부검의, 소견서를 작성한 의사 등 전문의들은 모두 B군이 기도 폐쇄로 스스로 넘어져 그 정도 외상을 입을 가능성은 극히 낮고, 머리에 가해진 훨씬 큰 외력에 의한 충격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공통으로 진술하고 있다"라면서 "젤리에 의한 기도 폐쇄로 넘어졌을 가능성은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으로 소중한 생명의 상실이라는 막중한 결과가 야기된 점, 방어능력 없는 5세 아동에 대한 범행인 점, 뇌가 한쪽으로 쏠릴 정도의 심한 폭행을 가한 점,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평소에도 훈육을 이유로 피해자를 자주 구타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가질 만한 정황이 엿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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