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이재명 철없다" 동의한 홍남기에 집중 포화

나랏돈으로 국민 1인당 30만 원의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홍 부총리 비판에 가세하며 이 지사를 엄호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3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여력 강조했더니 철없는 얘기?'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통합당 임이자 의원과 홍남기 부총리간 오간 대화의 내용을 듣고서다.

당시 홍 부총리는 "(이 지사가)30만 원씩 50번, 100번을 지급해도 재정 건전성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임 의원 질문에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이 "아주 철없는 얘기 아닌가"라고 되묻자 홍 부총리는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동조했다.
이 지사는 발끈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지난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발언이라며 관련 문장을 올렸다.
"우리가 재정건전성 걱정을 자꾸 하지 않습니까? '한번 더 주면 재정에 문제가 있다, 나눠서 일부만 주자' 이런 말씀하시는데요. 제가 단언하는데 30만원 정도 지급하는걸 50번 100번 해도 서구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중략)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재정건전성 때문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못하는 건 아니라며 지급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이후 이 지사는 "그런데 이 발언을 비틀어 제가 '재난지원금을 100번 지급하자'거나 '100번 지급해도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임 의원이)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임 의원 질문에 동조한 홍 부총리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이 지사는 "사사건건 정부정책 발목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쳐도 정부책임자인 홍남기부총리님께서 국정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비판했다. "설마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과 비난에 동조했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글 말미에 "존경하는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철없는 얘기'라 꾸짖으시니 철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의원들도 일제히 이 지사를 엄호하고 나섰다.
진성준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남기 부총리는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분이니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소신이 있을 법도 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논거를 들어 입장을 밝힐 일이지, 분별없는 비난에 동조할 일이겠습니까"라면서 "언행에 신중하시기를 바란다"고 꾸짖었다.
이상민 의원도 힘을 보탰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상황이 재난지원금을 100번이라도 해야 할 정도로 화급한 상황 아니냐"면서 "한가하게 국가부채 운운하며 재난지원금에 완고한 홍 부총리야말로 무대책이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규민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차 재난지원금의 보편적 지급은 현재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더 많은 수의 국민이 지지하고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면서 "국회 예결특위라는 공적영역에서 '철이 없다'는 인신공격적인 발언은 국민을 모독한 것이다"고 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