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감염 공포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곤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극복과 심리 안정을 찾기 위해 곤충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경북도 잠사곤충사업장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곤충사육키트' 구매 건수는 총 73개에 달한다. 특히 이 가운데 50% 가량인 37개가 코로나19 2차 유행을 시작되던 지난 20일부터 2주 간 판매됐다. 전체 판매량 73개 가운데 학교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을 제외하고 개인이 구매한 수량도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곤충사육키트 판매량은 모두 289개로 이 중 개인 구매 비율은 3%(10개)에 불과해 올해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곤충사육 키트는 경북도 잠사곤충사업장에서 누에와 배추흰나비를 사육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학교 등교가 중단되고 가정 학습이 많아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개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사육키트는 누에 3만원, 배추흰나비 1만 500천원에 판매 중이며 제품 구성은 애벌레, 사육통, 먹이식물, 안내책자 등이 제공된다.
특히 초등 교과서에 실려 있는 '곤충의 한살이(동물이나 식물이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거치며 성장하여 자손을 남기고 죽을 때까지의 과정)' 내용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자연생태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교육기관 이외에는 개인 구매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개인적으로 구매를 연락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 수요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사육키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코로나 블루' 극복에 곤충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곤충을 활용한 심리치료는 정서 순화와 우울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김옥진 원광대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곤충을 활용한 심리치료에서 아동 대상자들은 생명존중의식이 7.4%, 정서 안정이 23.9%, 자아존중감이 15.8% 향상하는 효과를 보였다.
경북도 관계자는 "곤충사육키트는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서순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비대면 사회를 맞아 가정에서 곤충을 키우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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