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다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확진자가 발생한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남원읍 태흥리와 인근 남원리에는 지난 주말 낮 시간대 길거리를 걷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남원농협 하나로마트는 확진자의 방문으로 잠정 문을 닫았고 다른 대형 음식점 일부도 예방적 차원에서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루프트탑정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남원읍에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가 많이 살고 있어 걱정"이라며 "동네 주민에게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을까 모두 외출을 꺼리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1만원에서 3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해 특히 젊은 층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확진자 발생으로 야간 파티 등 변칙영업을 하고 있는 실상이 알려지면서 일부 게스트하우스들이 코로나19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도내 한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여성 위주로 손님을 받고 있고 야간 파티도 자제해 왔지만 이번 사태로 현재 투숙 중인 손님들도 예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미리 떠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에 있는 한 펜션 관계자는 "최근 도내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60일 치 숙박 예약이 취소됐다"며 하소연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현까지 도내 확진자 4명이 발생했고, 다른 지역(서울 강동1 및 경기도 용인2)으로 돌아간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 투숙객 확진자까지 합하면 현재 집계된 확진자만 7명에 이릅니다.
여기에 지난 22일 도내 38번 확진자가 게스트하우스 야간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돼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도 커진 상황입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농어촌민박업 등 숙박업소로 등록돼 있어 조식 외 식사 및 주류 제공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게스트하우스가 투숙객들에게 돈을 받고 식자재를 외부에서 구입한 뒤 요리를 해 투숙객들에게 주류와 함께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8번 확진자가 참석한 지난 22일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 야간 파티에는 모두 13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긴 테이블 1개에 6명이 앉고, 다른 긴 테이블을 이어 추가로 5명이 앉아 파티를 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파티에 참석한 제보자는 "코로나19에 확진이 된 도내 38번 확진자가 2개 테이블 정중앙에 있었고, 같은 테이블에 서울에 거주하는 3명의 여성과 출신 지역을 알지 못하는 한 남성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바로 옆 테이블에서 서울에서 온 투숙객들과 함께 (주류와 함께 프랑스 요리인) '라타투유'를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게스트하우스는 투숙하지 않고 파티 참가만을 위한 손님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근처에 있다는 한 게스트하우스는 최근 SNS에 올린 홍보 글을 통해 "무려 6가지 코스요리라니. 프로 파티러(파티 참가자)들의 성지, 남녀성비 밸런스 좋고 자리 섞어서 더 좋고"라며 마치 파티를 위한 장소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게스트하우스는 "게하(게스트하우스)에 숙박하지 않아도 파티 참석 가능"이라며 소주와 요리 등을 차려놓고 10명 이상이 모여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기존에도 도내 일부 게스트하우스에서 편법적인 영업을 일삼는 행위가 만연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선제대응은 부족했습니다.
도와 도자치경찰 조사에서 게스트하우스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여럿이 모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주류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파티를 열어온 게 드러났습니다.
도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 날인 28일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강화한 방역 조치에 나섰습니다.
제주도는 게스트하우스 불법 야간 파티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28일 10인 이상 모임과 파티 등을 금지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데 이어 어제(30일) 도내 게스트하우스의 집합금지 명령 대상 인원수를 10인 이상에서 3인 이상으로 대폭 강화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