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가임기 여성 또는 30~40대 젊은 여성에서 주로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2019년 자궁근종 환자는 42만여명으로 최근 5년간 약 40.3% 증가했다. 자궁근종이 생기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 호르몬의 작용 이상 등이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 약물치료는 부담이 적지만 수술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황종하 교수는 "수술적 치료의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을 권할 때는 △증상 △종양 크기·위치·숫자 △자라는 속도·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 증상= 자궁근종 환자의 50%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흔한 증상으로는 생리통, 생리과다, 불규칙한 생리 기간, 만성골반통, 질출혈 등이 있다. 특히 생리통은 증상이 생기기 시작하면 폐경이 될 때까지 점점 심해지는 것이 보통이며, 저절로 호전되기는 어렵다. 자궁근종으로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은 진통제를 복용하며 응급실에 가기도 한다. 이럴 때 수술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애매하게 아픈 경우가 있다. 통증에 대한 반응은 주관적이다.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황종하 교수는 "아픈 것을 잘 참는 사람도 있고, 민감한 사람도 있다"면서 "의학적인 관점에서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초래하는 정도'라면 수술을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흔한 증상 중 하나는 생리과다다. 생리양이 너무 많으면 빈혈이 발생하며 심하면 쇼크가 오기도 한다. 따라서 자궁근종 환자들은 빈혈검사를 통해 빈혈이 있으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궁근종 크기·위치·숫자= '자궁에 혹이 있다'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크기다. 그러나 1cm라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5~6cm 이상에서 경과 관찰만 하는 경우가 있다. 즉 개인 차이가 있다. 몇 cm 이상이면 수술을 한다는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혹의 크기가 5cm 이상이면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수술 결정에 있어 크기보다 중요한 요소는 '위치'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장막하, 점막하, 근층내 자궁근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점막하 자궁근종이다. 점막하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 안쪽으로 돌출돼 있는 것을 말한다. 내부로 돌출된 혹은 자궁 내부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 크기가 작더라도 문제가 된다. 크기가 작아도 문제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은 점막하 자궁근종이다. 다음으로 고려하는 것은 숫자다. 같은 크기의 혹이 1개 있는 것보다 2개 있으면 좋지 않다. 만약 혹이 여러 개일 경우, 혹만 절제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궁적출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이 자궁 전체에 산재해 있을 경우 추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혹이 여러 개 있어도 크기가 작고, 위치가 좋다면 수술없이 추적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다.
◇자라는 속도, 나이= 추적관찰 중 1cm였던 혹이 갑자기 6cm가 될 정도로 빠르게 자라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자라는 속도가 빠르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폐경이 되면 혹은 더 이상 자라나지 않는다. 그래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갱년기 여성은 폐경이 될 때가지 기다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은 발생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40대 중후반 이후 가장 커진다. 하지만 폐경이 되면 괜찮다는 말을 듣고 증상이 있어도 참고 지내는 여성들이 있다. 폐경은 2~3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증상이 심한 환자는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황종하 교수는 "폐경기 이후에도 혹이 커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악성 종양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을 권한다"며 "이 밖에도 자궁근종은 다양한 형태로 이차변성이 생기기도 하는데, 나쁜 형태의 이차변성이 의심되면 증상이 없어도 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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